'독감에도 출근' 유치원 교사 사망에 전교조 "직무상 재해 인정해야"

감염병 병가 의무 보장·대체 인력 체계 구축 등 요구

전교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기자회견.(전교조 제공)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독감에 걸린 상태에서도 출근을 이어가다 숨진 20대 유치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직무상 재해 인정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는 3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경과를 공개하며 '직무상 재해 즉각 인정'과 '감염병 병가 의무 보장'을 요구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월 발표회 준비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업무로 과중한 노동을 이어갔다. 특히 리허설 준비 과정에서 악기 이동 등 육체노동이 반복됐고, 주간 보고서 작성 등으로 야간 근무도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고인은 B형 독감 확진을 받은 뒤에도 정상 근무를 이어갔다. 전교조는 고인이 고열과 기침 등 증상을 호소했음에도 발표회 준비 등 업무 부담으로 인해 사실상 출근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38도를 넘는 고열 속에서도 근무를 이어가다 39.8도까지 체온이 상승한 이후에야 조퇴했으며,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후 중환자실 치료를 받던 중 2월 14일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

전교조는 사망 경위뿐 아니라 사후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인이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유치원 측이 고인이 스스로 의원면직한 것처럼 문서를 작성했다는 의혹과 함께 유가족이 항의 과정에서 '민원 유발자'로 규정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국내 유치원 교사의 50%가 근속연수가 2년이 되지 않는다. 공사립 합친 데이터이니 사립으로 가면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며 "직무상 재해를 인정받는 것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민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사립유치원을 더 이상 사적 영역의 사각지대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감염병 발생 시 관리자의 병가 승인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실효성 있는 대체 인력 체계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이날 △직무상 재해 인정 △감염병 병가 의무화 △대체 인력 체계 구축 △사립유치원 공적 책임 강화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해당 요구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