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줄었지만 고소득층 지출은 여전…양극화 고착화 지적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 평균 사교육비 66만원
교육부 "사교육비 증가세 둔화, 양극화로 보기 어려워"

서울 시내의 학원가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5.3.12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김재현 기자 =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감소했지만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기준 1인당 지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늘어 사교육비 격차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24년(29조2000억 원)보다 무려 1조7000억 원(5.7%) 감소했다. 사교육비 총액이 하락 전환한 건 2020년 코로나19 시기 이후 5년 만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75.7%로 전년 대비 4.3%p 감소했지만 실제로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기준으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0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가구 소득별 사교육비 지출도 소득이 많을수록 지출이 많았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월 66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는 19만2000원으로 3.4배나 차이났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는 사교육비 양극화 현상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양극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영기 교육부 교육데이터정책과장은 "소득 격차는 5년 추이를 보면 2021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상태"라며 "1인당 사교육비 증가세도 둔화된 상황이어서 반드시 양극화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증가한 배경에 대해 이윤홍 교육부 인공지능인재지원국장은 "명목상으로는 2.0% 증가했지만 교육 지출 관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3%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크게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월 중 사교육비 부담 경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윤홍 교육부 인공지능인재지원국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왜 줄었는지

▶학생 수 감소만으로 사교육비 감소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학생 수 감소율보다 사교육비 감소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사교육비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특정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초등 돌봄 확대, 방과후학교 운영, EBS 강좌 확대 등 공공 영역에서 교육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60만4000원으로 역대 최대다. 왜 늘었는지.

▶참여 학생 기준 1인당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다만 교육 지출 관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3%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전체 학생은 줄고 1인당 사교육비는 늘어난 상황인데 사교육을 집중하는 층과 포기하는 층으로 양극화됐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사교육을 포기했다기보다는 돌봄이나 방과후학교 등 공공 영역에서 제공되는 교육 서비스로 일부 수요가 대체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증가폭도 물가 상승률 수준이기 때문에 사교육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 사교육비 지출금액 구간별 분포를 보면 '20만 원 미만', '(사교육을) 받지 않은', '100만 원' 구간만 늘었다고 봤는데 양극화가 고착화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은지

▶100만 원 이상 구간 증가에는 사교육 이용 확대뿐 아니라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도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른 구간이 감소하면서 일부 수요가 20만원 미만 구간으로 이동하는 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해당 지표만으로 양극화가 고착화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돌봄이나 방과후학교와 거리가 있는데 중·고교 사교육비 감소 배경은

▶중·고등학교에서는 EBS 강좌를 활용한 학습 보완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EBS 중학 프리미엄' 확대 등이 일부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 학생 수는 계속 감소했는데 사교육비는 최근 몇 년 증가했다. 지난해 갑자기 줄어든 이유는

▶학생 수 감소만으로 사교육비 감소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정책적 노력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2025년 전체 학생 수는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초등학생은 6.0% 감소했고 중학생은 2.8% 증가했으며 고등학생은 0.4% 감소했다. 지난해 중학교의 경우 학생 수 증가에도 사교육비 총액과 참여율이 감소한 사례를 보면 학생 수 요인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 고1과 초6 사교육비 증가폭이 두드러진 이유는

▶고1은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전환 학년이고 초6 역시 초등교육 과정에서 중학교 교육 과정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새로운 학교급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사교육 수요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유아 사교육비 통계 조사는 올해 발표하지 않는지

▶올해 본 조사를 실시해 내년 3월 초중등 사교육비 조사와 함께 매년 발표할 예정이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