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에 여전히 '출신학교' 본다…인사담당자 71% "대체 수단 있으면 도입"

인사담당자 74.3%는 "출신학교 채용평가에 반영"
인사담당자 경력 높을수록 출신학교에 중점

21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5 상생협력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2025.10.21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기업 인사담당자 상당수가 여전히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출신학교를 평가 요소로 활용하고 있지만, 학벌 정보를 보지 않고도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있다면 도입하겠다는 응답도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법인 교육의봄이 인사담당자 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에서의 출신학교(학벌) 스펙 영향력'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1%가 학벌을 배제한 역량 평가 방식이 마련될 경우 이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채용 현장에서는 여전히 출신학교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인사담당자의 74.3%는 '지원자의 출신학교를 채용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출신학교를 확인하는 시점은 서류 단계가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서류 단계 42.7%, 면접 단계 30.0%, 전 과정 13.1% 순이었으며, 아예 확인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4.2%에 그쳤다.

기업 인사담당자는 출신학교를 통해 가장 확인하고 싶은 요소로 '업무수행 태도에서의 책임감 및 성실성'(21.6%, 복수응답)을 꼽았다. 이어 '빠르고 정확한 학습 능력에 기반한 업무수행 능력'(18.5%),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11.8%) 등을 선택했다.

출신학교와 직무 역량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인사담당자의 61.8%가 두 요소 간 상관관계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응답은 24.8%에 그쳤다.

특히 인사담당자의 경력이 높을수록 출신학교를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뚜렷했다. '채용 평가에 출신학교를 반영한다'는 응답은 경력 3~5년 미만 76.0%, 5~10년 미만 76.7%, 10년 이상 86.9%로 나타났다. 반대로 '회사 방침과 무관하다면 출신학교 확인이 필요 없다'는 응답은 경력 3년 미만 88.9%였지만, 10년 이상에서는 32.0%에 그쳤다.

교육의봄은 "이번 조사 결과는 여전히 기업 채용 평가에서 출신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낮은 연차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는 학벌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 채용 문화 변화의 가능성도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신학교는 개인의 태도나 학습 능력을 직접 측정한 결과가 아니라 가정 배경, 사교육 접근성, 입시 제도 등 다양한 요인이 축적된 산물"이라며 "채용 과정에서 출신학교 정보를 수집·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제도적 장치는 채용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의봄은 지난달 '출신학교 채용 차별 방지법 추진 국민대회'를 열고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출신학교 채용 차별 방지법) 도입을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채용 기초심사자료에 학력과 출신학교 기재를 금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현재 금지 항목인 용모, 출신 지역, 혼인 여부, 재산 등에 더해 출신학교와 학력, 신앙을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이달 초 국회 내 국회의원 추진단도 구성하며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