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사립대 등록금 인상 물결…학생들 "일방적 통보, 갑질"
서강대·국민대에 외대·경희대 등 인상 움직임
90% 넘는 학생 반대…교육부 "큰 문제 안 된다"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서강대·국민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학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등록금을 인상하고 있다. 전년보다 인상 폭은 다소 줄었지만, 학생들은 대학이 재정 구조 개선 대신 등록금 인상으로 재정 위기를 넘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강대는 지난 6일 열린 제2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2026학년도 등록금을 전년 대비 2.5%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국민대도 같은 날 제2차 등심위에서 등록금을 2.8%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확정은 아직이나 다른 주요 사립대 역시 법정 인상 한도(3.19%)에 근접한 등록금 인상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희대는 지난 5~6일 학생 대표자들에게 등록금 3.1% 인상 계획을 통보했다. 한국외대도 지난 7일 총학생회에 등록금을 3.19%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154개 회원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9%가 올해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밝힌 만큼, 올해 인상을 확정 짓는 대학 규모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대학이 내세우는 인상 이유는 재정난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재정 여력이 악화돼 교육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를 반영한 사립대의 지난해 실질 등록금(연 668만 원)은 2011년(855만 2000원)보다 21.9% 감소했다.
여기에 정부가 등록금 동결·인하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온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인상에는 더욱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부분 사립대가 등록금을 약 5% 올린 상황에서 2년 연속 등록금 인상이 결정되자 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재단의 법인전입금 확대 등 구조적인 재정 개선 노력 없이 학생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본부가 교육환경 개선 등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에 따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재정 부담을 학생에게만 누적하려 한다며 "염치도 책임도 논리도 없는 등록금 갑질 인상"이라고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지난 8일 등심위 1차 회의 후 "학생은 학교의 ATM(현동자동입출금기)이 아니다"라며 "일방적인 인상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입장을 냈다.
각 총학생회에 따르면 대부분 학생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학생 23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7.7%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 역시 학생 26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5.5%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처럼 등록금 인상을 두고 대학과 학생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교육부는 전국총학생회협의회 등 학생 대표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교육부는 "등심위 운영 상황 등을 면밀히 살피고, 등록금 규제 합리화 이후에도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계속 두텁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나 등록금 인상이 과도한 학생의 부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병익 교육부 대변인은 Ⅱ유형 폐지와 관련 "학생 지원 규모는 처음 (제도) 출발 때보다 약 4배 이상 확대됐다"며 "현재의 장학금 제도로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학업을 계속하는 데에는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등록금 법정 상한 제도에 대해선 "학생·학부모들에게 큰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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