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빛으로 지방만 분해 '나노기반 비만치료' 개발

숙명여대 변준호 약학부 교수.(숙명여대 제공)
숙명여대 변준호 약학부 교수.(숙명여대 제공)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숙명여자대학교는 변준호 약학부 교수 연구팀이 빛 자극을 이용해 지방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지방을 분해하는 새로운 나노기반 비만 치료전략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비만 치료는 약물이나 수술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신 부작용이나 침습성 등의 한계가 있어 더 안전하고 정밀한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지방세포 내부의 자연적 분해 경로인 '샤페론 매개 자가포식'(Chaperone-Mediated Autophagy·CMA)을 빛으로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새로운 나노플랫폼을 제안했다. CMA는 특정 단백질을 리소좀으로 전달해 분해하는 세포 내 항상성 유지 기작으로, 최근 지방 분해와의 밀접한 관련성이 밝혀졌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지방세포 막으로 코팅된 폴리도파민 기반 나노입자에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약물을 탑재하고, 이를 하이드로겔에 삽입한 형태(ARNP-H)다. 이 나노입자는 지방세포 고유의 막 성분을 이용해 다른 면역세포나 주변 세포가 아닌 지방세포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근적외선 빛을 내리쬐면 나노입자가 약한 열 자극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CMA의 핵심 단백질인 HSC70이 활성화된다. 그 결과 지방 방울을 보호하던 단백질(PLIN2)이 분해되고, 지방 분해 효소가 지방 방울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지방세포에서만 지방 분해가 유도된다.

동물실험 결과, 고지방 식이를 통해 비만이 유도된 마우스 모델에서 해당 나노-하이드로겔 제형을 적용한 뒤 빛을 비췄을 때 체중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지방 조직의 크기와 중성지방 축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및 나노바이오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서울대, 고려대, 한국재료연구원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