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국·영에 수능최저 미충족 늘 듯…'사탐런' 눈치싸움 치열

"최저 충족 가능성 있다면 논술 적극 응시해야"
사회탐구 중위권에 영향…"유불리 면밀히 따져야"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담임교사와 함께 전날 치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2025.11.1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불수능'이라는 말이 재소환될 정도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최대 변수는 국어·영어 영역이 됐다. 까다로운 출제에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이 속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수능의 화두로 떠오른 '사탐런'(자연계열 학생이 고득점을 노리고 과학탐구가 아닌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것)의 경우 과목별로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15일 입시업체들이 밝힌 수능 영역별 예상 1등급 커트라인(표준점수 기준)과 표준점수 최고점 추정 점수에 따르면, 국어 '화법과 작문'과 '언어와 매체'의 예상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43~145점, 147~149점이다. '화법과 작문'이 136점, '언어와 매체'가 139점인 지난해보다 7~10점 상승한 셈이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에서는 1등급 인원이 4%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절대평가로 방식을 전환했는데, 상대평가에서 뽑는 1등급 비중(4%)에 미치지 못할 만큼 시험이 어려웠던 것이다.

이 때문에 수능 최저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입시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에서 최저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부터 △경희대(인문) △고려대(자연) △서강대(자연) △성균관대(언어형) △건국대 등에서 시작하는 논술전형의 실질 경쟁률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판단하에 시험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올해 논술전형은 평균 43.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실질 경쟁률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영어 과목이 어렵게 출제돼 응시생이 줄어든 과학탐구 응시생들은 수능 최저기준 충족이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6학년도 수능점수 분석 및 정시 합격점수예측 긴급설명회를 찾은 학부모가 정시모집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5.11.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올해 수험생 4명 중 3명(77.3%)이 선택한 사회탐구 영역의 경우 과목별로 다른 난도 탓에 유불리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으로 사회탐구에서 수험생 선택 비율이 36%로 가장 높은 '사회·문화'는 전년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으나 생활과윤리(30.8%)는 다소 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탐런의 영향은 상위권보다 탐구영역 성적이 일정하지 않은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사회탐구의 경우, 과학탐구 성적이 좋지 않아 넘어온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중하위권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출제와 사탐런이라는 변수가 발생했으나,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남은 기간 가채점 점수를 바탕으로 최선의 대입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 소장은 "통합수능 체제에서는 자신의 점수 범위를 넓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만큼,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논술고사에 적극적으로 응시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다음 달 5일 수능 채점결과 공개이후 (과목별) 변환표준점수 채점 방식에 따른 유불리, 대학별 반영 방식 등을 면밀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