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끝, 대입 시작"…'사탐런 유불리' 최대 변수로[2026수능]

국어·수학 공통·선택과목 모두 어려워…영어 1등급 3%대 전망도
응시자 증가·의대정원 축소도 변수…"입시전략 신속히 세워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후 서울특별시교육청 13지구 제14시험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며 기뻐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영역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사탐런'과 그에 따른 탐구영역 선택과목 유불리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치른 수능 점수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입시 전략만 잘 세우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수험생들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와 당장 주말부터 시작되는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 정시 전략 등을 고민해야 한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어려워…변별력은 확보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은 국어·수학·영어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입시업계 가채점 결과 전날 오후 기준 국어 선택과목 예상 표준점수 최고점은 '화법과 작문' 138~145점, '언어와 매체'는 141~149점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수능 국어 화법과 작문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 언어와 매체는 139점이었다. 국어 공통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이었다

수학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 통계' 137~141점, '미적분' 140~143점, '기하' 140~143점으로 전망됐다.

전년도에는 확률과 통계 135점, 미적분 140점, 기하 139점이었다. 공통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대개 적정 난도를 140점으로 보는데, 그보다 높을 경우 어렵다고 평가한다. 예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전년도보다 높게 형성된 만큼 수험생들이 시험을 어렵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 1등급 비율은 3.8~6%로 관측돼 전년도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영어 1등급 비율이 6.22%였다. 대개 적정 난도는 1등급 비율을 6~8%로 본다.

'사탐런' 영향 선택과목 간 유불리 최대 변수

수능 주요 영역이 어려우면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된다. 당락은 다른 영역에서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최대 변수가 '사탐런'이다. 사탐런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덜한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을 뜻하는 용어다. 사회탐구 응시자도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학이 늘면서 비롯됐다.

사회·과학탐구 영역 응시생은 53만1951명이다. 이 중 사회탐구 과목만 선택한 수험생은 32만4405명(61.0%)이다. 전년도보다 6만2897명 늘고 응시율(51.8%)도 9.2%p 증가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1과목씩 응시한 수험생 수도 8만6854명(16.3%)으로 전년 대비 6%p 올랐다.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22.7%)이다. 전년도보다 무려 7만342명 줄고 응시율도 15.1%p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사회탐구는 응시 인원이 늘어난 만큼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도를 높이려다 혼란이 생길 수 있고, 과학탐구는 응시 인원 축소로 한 문제로 등급이 갈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사탐런 심화로 선택과목 점수 유불리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당수 수험생이 선택하는 사회탐구 영역의 '사회·문화'와 '생활과윤리', 과학탐구 영역의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 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회탐구의 경우 사회·문화는 전년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지만, 생활과 윤리는 다소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문화를 택한 수험생 비율은 36.0%, 생활과 윤리는 30.8%에 달한다. 과학탐구에서도 지구과학Ⅰ(수험생 선택 비율 35.3%)는 전년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지만, 생명과학Ⅰ(34.3%)는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관측이 나왔다.

응시자 수 증가·의대 모집 인원 축소도 '관건'

고3 응시자 수 증가와 의대 모집 인원 축소도 변수로 꼽힌다. 2026학년도 수능 지원자 수는 55만4174명으로 전년도보다 3만1504명(6.0%) 늘었다. 반짝 출산 붐이 일던 2007년 태어난 현 고3이 대거 응시하면서다.

응시자 수는 대폭 늘었지만, 대학 모집인원은 사실상 그대로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3123명이다. 전년도보다 1487명 줄었다. 의대 입시 문이 좁아지면서 최상위권 경쟁이 심화하고 그에 따라 상위권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가채점 결과 토대로 수시·정시 전략 결정

수험생들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대입 레이스에 돌입해야 한다. 자신이 적은 답과 당일 공개된 정답을 비교해 채점한 임시 점수인 가채점은 수능 이후 수시·정시 지원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잣대다.

가채점을 끝낸 뒤에는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했다면 수시모집에 지원했던 대학의 대학별고사를 치를 필요가 없다. 대학별고사는 논술이나 면접 등을 말하며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 직후 주말부터 진행한다.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잘 나왔다면 정시모집을 노리는 게 합리적이다. 이때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정시모집에 지원한다면 각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좋은 점수를 획득한 영역의 반영 비중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률이 오를 가능성도 크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