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은 발 들이지 마세요"…경북대가 쏘아 올린 '불합격', 국립대로 번진다
국립대 10곳 '학폭' 전력 지원자 45명 불합격에 누리꾼 잇단 '찬사'
교육전문가 "한국 교육이 성적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전교 1등을 해도, 아무리 공부에 특출나도 대학 못 갑니다"
학교폭력(학폭) 전력이 있는 지원자 45명이 국립대 입시에서 줄줄이 불합격한 사실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는 "진정한 교육은 이런 것"이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고 명문대학교인 서울대 또한 동일한 기준을 반영해 정시 지원자 2명을 '학폭' 이력으로 불합격시켰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국 국립대 10곳이 지난해 입시에서 6개 국립대가 학폭 전력이 있는 지원자 총 45명에게 감점 조치를 적용해 불합격시켰다. 이 중 수시에서 37명, 정시에서 8명이 탈락했다.
탈락자가 가장 많은 곳은 경북대였다. 경북대는 수시에서 19명, 정시에서 3명 등 총 22명을 불합격시켰다.
부산대는 수시 6명·정시 2명(총 8명), 강원대는 수시 5명, 전북대는 수시 4명·정시 1명(총 5명), 경상대는 수시 3명, 서울대는 정시 2명을 불합격시켰다.
전남대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는 지난해 대입에서 학폭 감점을 반영하지 않아 불합격자가 나오지 않았다.
올해(2026학년도) 대학 입시부터는 모든 대학이 학폭 기록을 평가에서 감점 요인으로 의무 반영해야 해 이로 인한 불합격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가 마련한 표준 기준에 따라, 각 대학은 조치 단계별로 감점폭을 달리 산정할 수 있다.
경북대의 경우 2024학년도부터 이미 자체 기준을 도입했다. 서면사과·접촉금지(1~2호)는 10점, 학교·사회봉사(3~5호)는 50점, 출석정지·학급교체(6~7호)는 100점, 전학·퇴학(8~9호)은 150점 감점으로 처리됐다.
실질적으로 중·고교 시절 중징계를 받았다면,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 하더라도 합격선에 도달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방송인 박명수는 지난달 31일 라디오에서 "경북대 결정은 정말 잘한 일"이라며 "다른 학교도 이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공부 잘해서 S대 간다고 인성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경북대 행사비 20% 빼 드리겠다"며 박수를 보냈다.
또한 이런 결정에 누리꾼들은 "이것이 진정한 교육 아니겠나. 서울대의 결정에 모두가 동참할 듯", "성범죄만큼 나쁜 죄가 학폭이다. 그들은 마땅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 "학교에 떨어졌다고 설마 억울해하는 자는 없겠지? 학폭은 10대 때부터 피해자.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행위다" 등 호평과 찬사가 이어졌다.
한 교육전문가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대를 포함한 국립대의 이같은 연이은 결정은 단순한 입시 뉴스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며 "한국 교육이 인간 중심으로 돌아서는 '새로운 시대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먼저 인간부터 돼라' 라는 원칙이 실질적으로 제도화된 것, 교육 가치의 방향성의 전환되는 상징적인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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