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원자 최대 60% 줄었다…모집인원 축소, 사탐런 여파

사탐런에 자연계 '안정 지원', 인문계 '소신 지원'
"올해 정시, 27년 입시서도 사탐런이 중대 영향"

서울 한 의과대학 모습. /뉴스1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의과대학 모집인원 축소와 극심한 사탐런(과학탐구보다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덜한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현상)의 여파로 2026학년도 의과대학 수시 지원자가 전년 대비 최대 6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울산대 수시 모집에 지원한 수험생은 453명으로 전년(1092명)보다 639명 줄었다. 비율로 환산하면 58.5% 급감한 셈이다.

의대 지원자 감소 현상은 대부분 대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대학별 감소 인원·비율은 △서울대(240명·18.6%) △연세대(216명·24.0%) △성균관대(1905명·35.2%) △고려대(508명·24.8%) △경희대(672명·22.5%) △연세대 원주 캠퍼스(238명·7.60%) △부산대(609명·34.7%) △제주대(57명·24.7%) △계명대(547명·32.9%) 등이었다.

이화여대만 예외였다. 논술 전형이 신설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에서 사회탐구 과목을 허용해서다. 이화여대 의대에 지원한 수험생은 총 1338명으로 전년보다 1043명(353.6%) 증가했다. 경쟁률도 58.17대 1로, 전년(16.39대 1)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성균관대의 경우, 모집인원이 전년(60명)보다 35명 줄어든 영향으로 경쟁률이 90.10대 1에서 140.04대 1로 급증했다.

반면 모집인원이 전년과 비슷한 의대는 대부분 경쟁률이 하락했다. 서울대는 13.56대 1에서 10.92대 1로, 연세대는 14.29대 1에서 10.86대 1로 떨어졌다. 고려대 의대는 30.55대 1에서 22.97대 1로 급락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모집정원 축소 외에 사탐런 현상에 따라 수능최저에 대한 큰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상위권 대학 자연계는 의대 모집 축소로 하향지원이 늘어 경쟁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의예 정원 증가로 공격적 지원 경향이 강했던 2025학년도와 달리 정원 축소에 의한 심리적 영향으로 소극적인 (의대) 지원이 이어졌다"며 "의대뿐 아니라 치의대, 약대 같은 의약학 계열 전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시 입시박람회를 찾은 학부모가 대학입시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전반적으로 이번 수시에서 가장 영향을 미친 요소는 '사탐런'이었다. 자연계는 과학탐구 응시자가 줄어 등급 하락을 우려해 안정 지원을 선택했고, 사회탐구 응시자가 늘어난 인문계는 상대적으로 소신 지원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자연계열 수시 대입에서 사탐런을 허용하지 않는 서울대와 연세대의 경쟁률이 하락했다. 2026학년도 서울대 수시 경쟁률은 8.12대 1로 전년(9.07대 1)보다 소폭 하락했다. 연세대는 전년도 16.39대 1에서 올해 15.10대 1로 떨어졌다.

반면 사회탐구를 자연계열 수능최저로 허용한 고려대는 경쟁률이 20.35대 1로 전년(20.30대 1)보다 소폭 증가했다. 성균관대는 전년 31.91대 1에서 32.49대 1로, 이화여대는 12.68대 1에서 15.56대 1로 늘었다. 한국외대도 22.63대로, 전년(22.01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임 대표는 "2026학년도 정시전형, 특히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도 사탐런 변수가 입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