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수포자' 줄었지만…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 역대 최대

교육부,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
수학 기초학력 미달 감소…중3 대도시·읍면 격차 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고등학교 2학년 중 수학 교육과정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수포자'(수학포기자) 비율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2 국어의 경우에는 교과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6년 연속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학교 3학년은 국어에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껑충 뛰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수준의 학업 성취 수준을 파악하고 교육정책 수립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진행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지난해 9월 해당 평가를 치른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교 2학년 학생의 약 3%를 표본으로 추출해 분석했다. 평가 결과는 △4수준(우수학력) △3수준(보통학력) △2수준(기초학력) △1수준(기초학력 미달) 등 네 단계로 구분한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수학 과목에서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2.6%로 집계됐다. 전년도보다 4.0%포인트(p)나 줄었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감소한 것이다.

앞서 기초학력 미달 고2 학생 비율은 2019년 9.0%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2020년 13.5%로 껑충 뛰었다. 이후에도 2021년 14.2%, 2022년 15.0%로 이어지다가 2023년(16.6%) 정점을 찍었었다.

중3 학생도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소폭 감소했다. 전년도 13.0%에서 지난해 12.7%로 낮아졌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감소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됐던 학력 저하가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접어든 덕분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는 2020년 발생해 2023년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많은 지적을 받았다"며 "이후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다양한 지원·교육이 이뤄진 덕분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수학 과목에서 고2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약간 늘어 55.9%에서 57.2%로 증가했다. 중2는 49.0%에서 48.6%로 소폭 감소했다.

국어 과목의 경우 중3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66.7%로 전년 대비 5.5%p나 증가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0.1%로 전년도보다 1.0%P 늘었다.

국어에서 고2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8.6%에서 9.3%로 0.7%p 올랐다. 이는 2018년(3.4%) 이후 역대 최대치인 데다 5년 연속 증가 추세다.

다만 평가원 관계자는 "표집평가에서는 유의하게 차이가 있다는 구간에 들어와야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한다"며 "(고2 국어의 경우)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했다. 전수평가로 운영하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2017년 표본평가로 전환됐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 중3의 격차는 모든 교과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역 간 중3 국어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을 보면 대도시는 71.9%, 읍면은 58.2%로 집계됐다. 수학은 55.8%대 37.3%, 영어도 68.9%대 49.5%로 각각 나타났다.

고2는 지역 규모별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교육부는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고 전국 단위로 평가를 하는데 고등학교는 다양한 유형(자율고·특목고·일반고 등)이 존재하는 변인들로 인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보면 중3과 고2 모두 국어, 영어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높았다. 또 중3은 국어 교과에 대한 자신감과 가치인식 수준, 학습의욕이 전년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중3과 고2는 모든 과목에서 보통학력 이상 학생들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과 비교해 사회·정서적 역량 및 스트레스 대처 역량이 높았다.

김천홍 책임교육정책관은 "올해 중3 국어, 고2 수학에서 성취 수준이 유의하게 향상되는 성과가 일부 있었으나 교과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낮게 나타났다"며 "이러한 결과에 주목해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동기를 제고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방법 개선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