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대입 땐 과학·수학 핵심 변수…'문과 침공' 더 심해진다

6월 학력평가서 과학 평균점수, 사회보다 5점 낮아
고1 수능부터 문과생도 과학 응시…이과 유리 강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뉴스1DB)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교육전문기자 = 현재 고교 1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학 못지않게 과학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과 성향 학생이 인문사회계 학과에 합격하는 '문과 침공'이 '쓰나미'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는 전망도 나온다.

종로학원은 고1 학생을 대상으로 4일 치러진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채점 분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통합과학의 평균점수는 원점수 기준 50점 만점에 26.8점으로 통합사회(31.8점)보다 5점 낮았다.

보통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통합과학이 69점으로 통합사회 66점보다 높았다. 통합과학이 통합사회보다 어려웠다는 의미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원점수는 낮아지고 표준점수는 높아진다.

6월 학평은 고1을 대상으로 개편한 2028학년도 수능 탐구영역 방식을 처음 적용한 전국 단위 모의고사다. 문항 수가 20문항에서 25문항으로 확대됐다. 배점도 2점, 3점에서 1.5점, 2점, 2.5점으로 바뀌었다.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됐다.

탐구영역에서 과학 점수가 사회보다 낮은 현상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차례 치러진 고1 대상 학평에서도 과학탐구의 평균점수가 최소 2.3점에서 최대 8.5점까지 낮았다.

학교 내신도 마찬가지다. 올해 고1이 중3이던 지난해 전국 중3 학생의 학업성취도 분석 결과 과학 과목의 A등급 비율이 26.6%로 주요 과목 중 가장 낮았다. 이어 국어(28.4%), 수학(28.5%), 영어(30.6%), 사회(30.8%) 순이다. 중학교 내신은 5등급 절대평가로 90점 이상이면 A등급을 받는다.

국어·수학·영어에서는 수학 과목에 대한 학습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월 학평에서 수학은 원점수 기준 100점 만점에 41.9점으로 국어(48.7점)보다 6.8점 낮았다. 주요 과목 중 유일하게 절대평가인 영어는 평균점수가 61.0점이었다.

2028학년도 대입에서는 수학과 통합과학이 가장 부담스러운 과목이라는 뜻이다. 특히 고1이 치르는 2028학년도 수능에서는 지망하는 계열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에 응시해야 한다. 수학도 문·이과 구분 없이 같은 문제를 풀고 점수를 같이 산출한다.

현재도 이과생이 수학에서 유리한데 과학 과목까지 더해지면 문·이과 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이과 성향의 학생이 대학 인문사회 계열 학과를 점령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지금보다 강화돼 '쓰나미'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 성향의 학생이 과학, 수학 과목에서 이과 성향의 학생과의 경쟁 구도에서 더 크게 밀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 고1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서 수학, 과학 과목의 중요도를 명확히 인식하고 내신·수능 학습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