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7월 복귀 원해"…대학 "학사 유연화 없인 불가능"

의대생·전공의 자체 설문조사…복귀 목소리 커져
교육부 "학사 유연화는 없다" 학교 측 "규정대로"

지난달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2025.5.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장성희 기자 = 학기 말 유급과 제적 처리 확정을 앞두고 수업을 거부하던 의대생들 사이에서 복귀 의향을 묻는 자체 설문 조사를 실시하는 등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교육부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사 유연화는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대학들은 학칙에 따라 학사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의대생과 사직 전공의 500여 명은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복귀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강경한 투쟁보다는 수업에 7월까진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새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의정갈등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9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복귀해 계절학기 개설을 요구하고 밀린 수업들을 듣자는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특히 이날 약 1년 4개월 동안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을 대변해 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대한 비판도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의대생 사이에서 복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올해 학사 유연화는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의대생의 학사 유연화 요구에 대해 "해당 부서에 확인 결과 '학사 유연화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직한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이 정치권을 직접 만나 해결책을 촉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의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며 "새로운 정부에서 새로운 의대 관련 정책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계속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학들 역시 의대생들이 수업 복귀를 희망하더라도 교육부의 학사 유연화 조치 없이는 학교는 학칙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한 지역 사립대 총장은 "교육부에서 학사 유연화는 더 이상 불허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학교도 규정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 역시 "9월까지는 지금과 크게 변화 없이 상황이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정부의 학사제도 유연화 방안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대학은 학사 일정을 조정할 순 없다"며 학칙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후 교육부 수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교육 정상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인 가운데 각 대학은 자체적으로 의대생과 소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한 국립대 총장은 "여전히 전국적으로는 의대생들이 이른바 '단일대오'를 유지하려고는 하는 것 같다"며 "요새는 의대 학장단을 중심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역 국립대는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의대생 복귀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자체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rea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