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교 무상교육 국고 지원 연장법' 거부권 행사

"지방교육재정에서 하는 것이 타당"…재의 요구
국회 부결 시 무상교육 경비 전액 교육청이 부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정부가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정부가 분담하도록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을 행사했다. 앞으로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전액 교육청이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야당 주도로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정부가 분담하도록 한 조항을 3년 연장하도록 한 게 주된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시작된 고교 무상교육은 고교생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지원비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도입 당시 필요한 예산은 5년 한시적으로 정부와 교육청이 각 47.5%, 지방자치단체가 5%를 부담하도록 했다. 이 일몰 조항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일몰 규정이 연장되지 않으면 올해부터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전액 교육청이 부담해야 한다. 시도 교육청은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전액 교육청이 부담하면 재정 악화로 교육환경 개선 등 교육여건이 악화한다며 연장을 요구했다.

그러자 야당 주도로 일몰 조항을 3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개정되면 목적예비비를 고교 무상교육 경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단서도 달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재의를 요구하며 고교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항이라 교부금 등 지방교육 재정에서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지방교육재정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정부 지원이 중단돼도 교육청 재정에서 고교 무상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목적예비비 역시 전년보다 6000억 원이 감액된 1조 6000억 원이어서 이 중 9000억 원을 고교 무상교육에 사용할 경우 재난·재해 복구 지원, 전염병 대응, 복지 지출 부족액 등 긴급‧중대한 수요에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고교 학비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생과 보호자로부터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고교 무상교육은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재의를 요구하면서 앞으로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전액 교육청이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재의를 요구한 법안을 재의결하려면 국회의원 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가 108석으로 3분의 1이 넘어 여당이 반대하면 재의결이 불가하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