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도 싸게…" 대학가 중고교재 사고파는 장터 '활발'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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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신학기를 맞아 대학생들은 교재를 구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선배나 지인에게 책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은 새 책을 구매하는 대신 중고거래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각 대학에서는 중고 책 장터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2013년에 시작해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인 건국대 경영학과의 중고 책 장터는 매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전공서적의 경우 한권에 최소 2~3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새 책 구입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빈운철(20) 경영학과 부학생회장은 “이번 학기에 전공 서적을 새로 구입했는데 1권에 3만 원가량의 돈을 지불했다”며 “여러 권일 경우 금전적으로 큰 부담으로 다가와 경영학과 학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중고 책 장터는 보통 대학 본부가 주도하기보다는 학생 자치적으로 운영해 구매와 판매가 이뤄진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숭실대학교 인문대학 학생회,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학생회 등이 학내에서 행사를 진행 중이다.

기존의 중고 책 장터와 판매방식도 달라졌다. 책의 재고를 구해 특정 장소에 모아놓고 판매하던 과거와 달리 온라인으로 구매 및 판매 신청을 받거나, 직거래를 할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드는 형태로 운영한다.

이영아 성신여대 음악대학 학생회장은 “음악대학 4층 엘리베이터 앞 이동게시판에서 중고 교재 장터를 진행한다”며 “학생회 차원에서 책을 일괄적으로 다 걷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가격을 정해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중고 책 구매를 선택하지만 다른 이점도 많다.

건국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천모씨(20·여)는 "중고 책 구매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비용 절감이지만, 필기가 돼있는 책을 보면 수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미리 알고 따라갈 수 있다"며 "필기를 보고 강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책을 받으며 이 강의는 어떤 지 직접 물어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제원(22) 숭실대 인문대학 학생회장은 “책을 묵혀놓고 까먹어서 후배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는 학생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책을 건네줄 수 있는 것”이라며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책에 대한 보수를 받을 수 있고, 사는 사람도 싼 가격에 선배에게 책을 구할 수 있어 기분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신학기 교재 마련을 위해 대학 도서관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는 올해부터 20개 과목의 강의교재를 대량 구입해 수강생 모두에게 한 학기 동안 빌려주는 ‘강의교재 대출 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

이번에 선정된 교재는 이산수학, 경영과학, 현대성격심리학, 발효식품학, 영화의 이해 등 20개 과목의 전공서적으로,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수강인원만큼 일괄 구입해 학생들에게 빌려준다.

서울여대 도서관 관계자는 “강의의 지속성이 보장되는 전공수업을 중심으로 1만5000원에서 2만5000원사이의 교재를 선정했다”며 “선정 과목은 단과대학별로 골고루 분배했고, 최대 60명까지 수강하는 강의로 신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업으로 900여명 정도의 학생들이 수혜를 받을 예정”이라며 “한 학기동안 사용할 수 있는 책이지만 필기 등 책을 훼손하는 행위는 금하고 있고, 교수님들께는 적어도 3년 이상 이번에 신청한 책을 강의에서 사용하시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은 강의계획서와 도서 구입 온라인 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공과 교양교재 구매의 효율성을 높이는 제도로 올해 시행 예정이다.

서울대 도서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매 학기 개강 전 교무처 학사과에서 강의계획서의 교재 내역을 일일이 확인, 취합해 도서관에서 소장 여부를 확인한 후 구입이 이뤄졌다”며 “앞으로는 교수님이 직접 교재의 서명, 저자, 출판사 등을 시스템에 직접 기입하면 데이터를 반영해 도서 구입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hjkim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