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무례하다" 여대 무용과 선배들, 후배들에 욕설·얼차려
- 양은하 기자, 하수영 인턴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하수영 인턴기자 = 서울의 한 여자대학교 무용학과 상급생들이 후배들에게 욕을 하며 몇 시간 동안 얼차려를 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모 여대 무용학과 학생들에 따르면 6일 오전 8시쯤 상급생인 13학번 학생 3~4명이 14·15학번 후배 60~70명을 집합시켜 무릎을 꿇게 한 상태에서 약 1시간30분 동안 얼차려를 줬다.
당시 얼차려를 받았다는 무용학과 학생 A양은 "선배들이 FM(자기소개)을 제대로 못하는 등 우리의 태도가 무례하다고 불러 모았다"며 "선배들이 우리들에게 'XXX'이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B양은 "무릎을 꿇고 있다가 다리가 저려 바닥에 손을 짚었는데 이마저도 못하게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들은 무용학과 내에서 선배가 후배들을 상대로 얼차려를 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선배들이 FM 목소리가 작거나 틀리면 '죽여버린다'고 하기도 하고 주먹 쥔 상태에서 엎드려뻗쳐를 30분 동안 시키기도 했다"며 "무릎 꿇고 있다가 다리에 감각이 없어 넘어진 것을 본 선배가 '쟤 좀 보라'며 비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술계에서는 졸업한 뒤로도 계속 선배들 얼굴을 봐야 해 이를 나서서 알리기가 어렵다"며 "문제를 제기하려면 무용을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무용예술학과 학생회장(13학번)은 이날 오후 "이번 자리 목적이 '군기 잡는 것'이 아니었다"며 해명 글을 올렸다.
학생회장은 "과 특성상 개인적인 활동보다 단체생활이 많은 과"라며 "교수님과 학과 조교 선생님들에 대한 평소 전화 예절 등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가 좋지 않아 이런 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정상 감정이 격해져 '기합'이라고 느낀 사람이 있다는 점에서 미숙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소란이 일어난 데 대해 무용예술학과 재학생 대표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양쪽 학생들을 만나 정확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며 "일단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학생들이 서로 접촉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 3일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학칙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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