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과서, '실생활' 연계…교재 바꾼다고 '수포자' 줄까

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 발표…통계교육은 외부활동으로 바뀌고 선택과목에 경제수학 등 추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서울의 한 여고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018년부터 초·중·고교 수학교과서에 문제풀이보다는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대폭 담겨진다. 통계교육도 칠판 강의가 아닌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외부활동 중심으로 전환되고 고교 선택과목에 경제수학, 실용수학이 개설된다.

하지만 입시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고 진로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단순히 교과서를 손질한다고 해서 '수학포기자'가 줄어들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을 15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초·중·고 수학 교사, 대학 수학 교수 등을 주축으로 하는 자문위원회의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2년 1월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수학교과서 개편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1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이번 방안은 1차 계획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의 '수포자'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수학이 많은 학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과목 흥미도와 자신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우선 올 하반기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초·중·고 수학교과서의 학습량과 난이도를 줄인다. 수학의 실용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교과서에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대폭 포함시킨다.

통계교육 내용도 생활 속에서 자료를 수집·분석·해석하는 활동 중심으로 개편한다. 일선 학교에서 빅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도록 통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고교 선택과목에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과목도 신설한다.

교육과정 개정 고시는 9월경이며, 현재 중1이 고교1학년이 되는 2018년 새학기부터 적용된다. 새 교과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첫 반영되는 것은 2020년(2021학년도)이다.

하지만 이번 수학 종합대책은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부족한 근시안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 교과서에도 스토리텔링이나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있는데 공식을 이용해 푸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교육과정이 자주바뀌는 통에 일선 교사들의 연구성과나 노하우가 손상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또 수업시간에 불필요한 계산에 매달리지 말고 수학적 개념과 원리 학습에 충실할 수 있도록 계산기, 소프트웨어 등 공학적 도구의 활용을 권장하기로 했다.

서술·논술형 평가, 관찰평가, 자기평가 등 대안평가 방안도 강구한다. 수학 우수학생에게는 수학 심화프로그램, 학습부진 학생에게는 수학 멘토링을 제공하는 투트랙을 진행한다.

아울러 교육부는 수학교사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우수 수학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체험과 탐구 중심으로 수학 수업이 이뤄지도록 수학교사들의 연수를 매년 5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관련 예산도 5억3000여만원 확보한 상태다.

단위 학교에서 수학교육 및 인재 양성에 힘쓴 우수 교사들을 발굴해 시상하는 '수학교육상'을 도입한다. '수학교육상'은 매년 25명에게 교육부장관이 표창한다.

수학교육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기 위해 체험·탐구 중심의 지역별 수학문화관 건립을 추진한다.

재미있는 수학교육 붐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 지역, 국가 단위의 수학 축제도 확대한다. 수학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역별 특성에 맞는 행사를 모든 시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이 완료되는 2019년에는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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