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 전국 각지 확산
고등학생·연예인도 동참…페이스북 번개 모임도
- 이후민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과 철도민영화 등 사회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고려대 경영학과 주현우씨(27)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대한 온·오프라인에서의 관심이 뜨겁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는 지난 10일 주씨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인 뒤 온라인 등을 통해 화제가 된 것으로 이를 찍은 사진이 페이스북을 통해 퍼날라지면서 이슈가 됐다.
지난 12일에는 해당 대자보에 뜻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페이스북 계정 '안녕들하십니까'(facebook.com/cantbeokay)를 개설했으며 이 계정은 16일 오후 '좋아요'가 23만명을 넘겼다.
응답 대자보를 붙인 뒤 '인증샷'을 올리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는 해당 계정에는 대학가는 물론 고등학교에까지 대자보를 붙였다는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6일에는 경원대 조소과 학생이라고 밝힌 안혜련씨(29)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대한 지지의 뜻을 담은 대자보를 가지고 명동에 1인시위를 하러 간다는 글을 올리자 '번개모임'이 형성돼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시민들이 모여 이에 동참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로도 대자보 광풍이 불고 있다. 광주 북구 일곡동 한 신호등에는 '평범한 고2 학생'이라는 작성자가 쓴 글이 나붙었다. 글쓴이는 "철도 민영화로 인한 철도파업. 그분들을 보면서 부끄럽게도 저는 안녕했습니다"라며 "곧 의료보험 민영화,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데 몇 십만원씩 내야 하는데 이때도 안녕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또 조선대와 전남대, 목포대 등 광주·전남지역 대학과 제주대 등에도 잇달아 응답자보가 내걸렸다.
이날 고려대에 따르면 학교 박물관 기록자료실이 주씨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민주화운동 기념 사료로 보존하기로 했다.
고려대 기록자료실은 박물관 소속으로 학교 관련 자료를 수집, 보존, 관리, 전시하는 곳이다. 기록자료실은 페이스북을 통해 주씨에게 대자보를 보존해 관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자보가 화제를 모으자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이 트위터 프로필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강은하씨가 쓴 '안녕하지 못합니다' 대자보로 교체하고 그룹 '2PM' 멤버 찬성이 트위터에 "위험하다 위험해. 그래서 난 안녕 못하다"란 글을 남겨 대열에 합류했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로 시작된 이번 상황에 대해 권경우 문화평론가는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대중들의 축적되고 누적된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도록 하나의 출구를 누군가가 만들어 준 것"이라며 "'대자보'라는 형식을 통해 시작됐다는 점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에서 촉발됐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권 평론가는 "젊은 세대들은 현실적으로 '스펙'이나 아르바이트에 억눌리다 보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돼 있고 직접적으로 거리에 나와서 참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어느 시기가 되면 거리로 나오겠지만 이를 지금 당장 운동의 동력으로 삼자는 것은 기존의 방식에서 나온 생각이다"고 평가했다.
hm334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