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 기숙형대학 조성 논란 가중
총학생회 "학생자치 무너지고 대학문화 위축" 반대
시흥단체 "부지 매입가격, 조성원가 30% 불과" 반발
- 이후민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서울대와 시흥시, 한라건설은 다음달 1일부터 시흥캠퍼스 사업방향과 관련해 협약, 토지매매 조건 등에 대한 3자 협상을 시작한다.
하지만 서울대 총학생회가 '기숙형대학(RC)' 도입에 반대하고, 지역 시민단체는 캠퍼스 부지 매입가격이 조성원가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가 도입을 검토 중인 'RC'는 모든 학생들이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학부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시흥캠퍼스에 들어설 40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와 교직원 숙소 등과 연계해 운영할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총학생회는 이미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지난달 24일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RC 계획으로 인해 대학문화와 학생자치, 학과공동체의 기풍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신입생 시절 다양한 대학생활의 경험을 쌓지 못한 채 1년을 더 학교본부가 지어준 기숙사 안에 갇혀 정해준 커리큘럼대로 보낸다면 선후배층의 유대가 약해지고 다양한 대학문화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총학생회는 "대학본부는 RC를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학내 구성원들 앞에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다음달 16일을 '학내 투쟁 총행동의 날'로 정해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를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시흥캠퍼스가 들어서는 현지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라건설이 시공을 하게 되는 캠퍼스 부지의 토지매입 가격이 시흥시가 설정한 조성원가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시흥시민의힘, 시흥내일포럼, 민주노동자시흥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성원가가 320만~35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87만원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시흥캠퍼스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라건설이 배곧신도시 내 특별구역 24만9000여㎡ 부지에 67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수익금으로 66만1000여㎡ 부지에 캠퍼스 기초시설을 지어 서울대에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한라건설 매입부지의 가격은 공시지가 수준인 3.3㎡당 87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대가 캠퍼스 시설 건립을 위해 투입하는 자금은 없다.
시민단체들은 3.3㎡당 71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공동주택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흥시가 1조원 가량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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