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입학사정관제 폐지 보도에 수험생들 '난리'

2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성학원 2014 대입합격 전략설명회에서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이 강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2013.2.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 매체가 28일 교육부가 입학사정관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하자, 수험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다수의 수험생 누리꾼들은 '입학사정관제는 현대판 음서제도였다', '스펙쌓기로 사교육비의 부담이 컸다' '스펙 잘 쌓는 고소득층 자녀만 유리한 제도였다'는 반응을 보이며 입학사정관제의 폐지를 환영했다. 한 수험생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시브로커까지 두어 스펙을 위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애초에 없애야할 제도였다"란 글을 남겼다.

하지만 갑자기 이렇게 정책을 바꾸면 어떻게 하냐며 볼멘소리를 내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san***)은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교육을 백년대계라 하는데 이렇게 갑자기 바꾸다니 당혹스럽다 못해 황당하네요"라고 말하며 "학생들은 오락가락하는 정책의 피해자다"라 지적했다. 다른 고등학생 누리꾼도 "정말 1학년 때 열심히 했던 노력들이 헛수고가 된 기분"이라며 "현 고2는 수능이나 전형이나 왜 이렇게 피를 보는지"란 글을 남겼다. 매번 바뀌는 교육 정책에 이번 소동에도 피곤한 마음을 드러낸 것.

입학사정관제가 스펙쌓기 과열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지만 제도 자체는 우리 교육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는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입학사정관제는 획일화된 성적 위주 입시를 넘어 잠재력 등을 평가하는 제도로, 언젠가는 꼭 정착시켜야 하는 정책"이라며 "수능만 평가하면 학생들이 대학가기 더 쉬워졌다고 생각해 좋아하겠지만 사실 한국 교육은 크게 퇴보한 것이라고 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미국에선 1920년대에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하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했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갑작스럽게 받아들이며 입시제도가 오히려 복잡해졌다"며 제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교육부는 "입학사정관제 폐지에 관해 검토한 바 없다"며 "따라서 기사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에 입학사정관제 폐지를 보도한 매체는 "교육부의 해명은 그동안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준비해 온 학부모의 반발 등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교육부는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대입 전형 간소화 방안을 마련해 오는 8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다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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