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피에타', 베니스영화제 최고영예 '황금사자상' 쾌거
한국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최고상 수상
'물의 도시' 베니스는 한국 감독 김기덕(43)에게 최고의 영광을 선사했다.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18번째 신작 '피에타'로 8일 오후 7시(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펼쳐진 영화축제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Leone d'Oro)'을 수상하며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은 김 감독이 최초이며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것 역시 처음이다.
김 감독은 또 프랑스 '칸'과 독일 '베를린'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해 명실상부한 세계적 거장으로 새로 태어났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을 지닌 '피에타'는 악마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 분)가 찾아온 뒤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과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작 '피에타'는 우리 시각으로 9일 오전 2시께 진행된 폐막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피에타'는 지난 4일 첫 공식 상영 이후 현지 언론 등의 찬사를 받으며 일찌감치 유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로 떠올랐다. 앞서 '젊은 비평가상(PREMIO AGISCUOLA LEONCINO D'ORO')'에 이어 '골든 마우스상(MOUSE D’ORO)'과 '나자레노 타데이상(Premio P. Nazareno Taddei)' 수상으로 베니스 영화제 비공식 3관왕을 달성하며 수상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000년 '섬'으로 베니스에 처음 진출한 김 감독은 2001년 '수취인 불명', 2004년 '빈집'으로 베니스를 노크했다. '빈 집은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낯선 이방인 감독의 이름을 알렸다.
이미 외신들은 베니스영화제 초기에 김 감독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등 피에타의 선전은 일찌감치 영화제 초기에 예견됐다. 피에타는 지난 현지시각으로 지난 3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10분간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하는 등 현지에서 이례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피에타의 열기를 짐작케 하듯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데일리 매거진은 '피에타'를 잡지 전면에 소개하기도 했다.
'피에타'와 함께 끝까지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쟁한 미국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더 마스터'는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열연을 펼친 두 남자 주인공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과 호아퀸 피닉스가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 2관왕에 올랐다.
'더 마스터'는 전후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를 창설한 교주와 그 심복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호아퀸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등이 출연했다. 폴 토머스 앤더슨의 베니스 행이 이번이 처음인데다, 경쟁부문인 베네치아69에 마지막으로 깜짝 승선해 영화제 초반부터 화제가 됐다.
여우주연상은 이스라엘 영화 '필 더 보이드'의 하다스 야론이 수상했다. 오스트리아 울리히 사이들 감독의 '파라다이스:믿음'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프랑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아프레스 마이'가 각본상을, 이탈리아 다니엘레 키프리 감독의 '에 스타오 일 피글리오'가 촬영상을 각각 수상했다.
올해 한국영화는 '피에타' 외에도 베니스 데이즈 부문에 초청된 전규환 감독의 '무게'가 성소수자와 퀴어 문화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작품에게 주어지는 퀴어 라이온 상을 수상해 기쁨을 더했다. 전규환 감독과 조재현 또한 베니스를 찾아 기쁨을 맛봤다. 유민영 감독의 단편영화 '초대'는 오리종티 부문에 진출했다.
ar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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