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피싱 당한 뒤 조직원 됐다…여성인 척 1년간 가담한 30대 징역형 집유

영상 유포 협박에 범행 가담…피해금 코인 세탁까지
"몸캠피싱 홍보 돕고 방조까지"…징역 6월·집유 2년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몸캠피싱 피해를 당한 뒤 범죄 조직에 포섭돼 약 1년간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홍보 역할을 하고 범죄수익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전달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천수 판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방조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31)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 2024년 10월 몸캠피싱 피해를 당한 것을 계기로 조직원에게 포섭돼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직원은 김 씨에게 "지시하는 대로 다른 피해자를 모집하기 위한 홍보 업무를 하면 음란행위 영상을 유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다.

이를 승낙한 김 씨는 오픈채팅방에서 여성인 것처럼 가장해 불특정 다수에게 조직이 알려준 몸캠피싱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이디를 홍보했다.

이후 김 씨는 범죄수익을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조직원으로부터 "일당 30만원가량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있다"며 자신의 계좌로 받은 돈으로 코인을 구매해 지정된 전자지갑으로 보내면 입금액의 약 1%를 수당으로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김 씨는 이 같은 행위가 몸캠피싱 등 범죄와 관련돼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 등 몸캠피싱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여성인 것처럼 접근해 영상통화 과정에서 신체 영상을 촬영하고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휴대전화 연락처 등을 빼냈다. 이후 "돈을 보내지 않으면 지인들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

김 씨는 이렇게 뜯어낸 돈 등이 자신의 계좌로 들어오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테더코인(USDT)을 산 뒤 해외 거래소를 거쳐 조직원들이 지정한 암호화폐 지갑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도왔다. 일부 범행에서는 자신의 몫인 1% 상당을 제외한 나머지를 조직 측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가 방조한 몸캠피싱 피해자는 3명으로 피해액은 모두 207만원이었다.

재판부는 "김 씨 본인도 몸캠피싱 피해를 당한 결과 조직원들의 지시를 받아 범행에 이르기는 했다"면서도 "약 1년간 몸캠피싱을 위한 홍보 작업을 돕고, 몸캠피싱을 돕고 있다는 인식이 명확히 가능한 상태에서 전기통신사기를 방조했으며 범죄수익을 은닉한 사정에 비춰 죄가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씨가 피해자 3명에게 피해액 이상의 금액 등을 형사공탁한 점과 초범인 점,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