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민 중수청 차장 "정치중립·수사독립 지킬 것…과오 되풀이 않겠다"

피해자 보호 등 5대 원칙 천명…"누구에게나 똑같은 잣대로"
"인천공항도 지적 딛고 최고로 우뚝, 회의적 시선 신뢰로 바꿀 것"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개청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2026.10.1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민재 기자 = 전종민 중대범죄수사청 차장은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을 굳건히 지키겠다"며 "지난날의 과오를 거울삼아 같은 잘못을 이름만 바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2일 밝혔다.

전 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에서 열린 중수청 개청식에서 "중수청은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청 폐지에 따라 기존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넘겨받아 행정안전부 외청으로 설치된 중수청은 부패·경제범죄 등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담당한다.

전 차장은 중수청의 운영 원칙으로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 우선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 수호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직무 수행 △최고 수준의 전문 수사 역량 확보 △인권과 적법절차 보장 등 5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오직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하고 누구에게나 같은 잣대를 적용하겠다"며 "날로 지능화되는 중대범죄에 맞서 정확하게 짚고 끝까지 밝혀내는 실력을 기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받는 이의 권리를 존중하고 절차의 정당성만큼은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며 "중수청을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문 수사기관으로 키워가겠다"고 했다.

수사·기소 분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 차장은 "한 사람이 선수와 심판을 겸할 수 없듯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함께 쥐면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어렵다"며 "수사가 기소를 정당화하고 기소가 다시 수사를 정당화하는 순환 속에서는 누구도 스스로를 멈춰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권력을 입법과 행정, 사법으로 나눴듯 이제 우리는 수사와 기소를 나눈다"며 "나뉜 권력이 저마다 스스로를 절제할 때 그 나눔은 비로소 완성된다"고 밝혔다.

전 차장은 중수청이 내세운 '절제된 수사'가 소극적인 수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혐의를 좁히지 못한 압수수색은 사무실 전체를 들어내고, 실체를 밝히지 못한 수사는 한 사람의 몇 년, 또는 전 생애를 삼킨다"며 "절제는 수사를 덜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더 정확하게 하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 역량을 키우려는 것도 더 많이 베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적게 베고도 병의 뿌리를 도려내기 위해서"라며 "중대범죄 앞에서는 단호하되 국민의 자유와 권리 앞에서는 한없이 신중한 수사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 차장은 중수청의 부실 개청 우려에 대해선 인천국제공항의 사례에 빗대 "회의적인 시선을 신뢰로 바꾸어 놓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 때도 갯벌 위에 놓인 활주로는 가라앉을 것이라 했고, 개항을 미뤄야 한다는 외국 전문기관의 보고서까지 나왔었다"며 "그러나 인천공항은 그 지적 하나하나를 풀어야 할 과제로 삼았고,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으로 우뚝 섰다"고 했다.

이어 "중수청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저희를 향한 우려를 흘려듣지 않고 하나하나 답해 나가며, 회의적인 시선을 신뢰로 바꾸어 놓겠다"고 했다.

전 차장은 "중수청의 출범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하루빨리 조직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제도가 다음 100년을 떠받치도록 뿌리를 깊게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