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 시대 막 올랐다…나란히 '수장 공백' 개문발차

수장도 인력도 설비도 '미완성'…수사 공백·혼선 우려
공사도 못 끝낸 '중수청', 검사 줄사직 행렬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2026.10.1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2일 수장·인력·설비 3대 요소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채 문을 연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각각 7대 중대범죄 수사와 공소 기능을 나눠 맡지만, 두 기관 모두 '총체적 미완' 상태로 개문발차가 현실화하면서 초기 혼선과 부작용이 우려된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중수청과 공소청은 이날 오전 10시 나란히 개청식을 열고 정식 출범한다. 중수청은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본청 2층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 제막식을 갖는다. 공소청은 서울 서초구 본청(舊 대검찰청)에서 비공개 개청식을 열 계획이다. 별도의 현판식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청 78년만 폐지…중수청·공소청 시대 막 올라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 체제로 출범한다. 본청과 서울청은 르네스퀘어에 입주하고, 부산·대구·광주청은 민간 건물을 청사로 사용할 예정이다. 대전·수원청은 임시 청사에서 문을 연다. 직제상 총정원은 2874명이지만, 출범 당일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해 66.1% 수준인 1900명으로 일단 업무를 시작한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마약·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전담한다. 6개 지방청에는 중대경제범죄수사과와 금융범죄수사과, 마약수사과, 반부패수사과 등 범죄 유형별 전담 부서가 설치된다.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의 보완수사도 중수청의 몫이다.

공소청은 본청과 6개 광역공소청, 18개 지방공소청, 42개 지청 체제를 갖췄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 폐지로 공소 제기·유지와 영장 심사,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통제에 역량을 집중한다.

검찰의 미제사건 16만여 건 중 직접수사(인지수사) 사건은 이날부터 중수청과 경찰청 등 수사기관으로 단계적으로 이송된다.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검찰이 참여했던 합동수사기구(보이스피싱범죄합동수사부·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이태원 참사 합동수사팀·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활동을 종료했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2026.10.1 ⓒ 뉴스1 김성진 기자
수장·인력·설비 '총체적 미완'…"공사판에서 수사할 판"

중수청과 공소청이 폐지된 검찰청의 기능을 넘겨받도록 설계됐지만, 두 기관 모두 인력과 설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여서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 중수청과 공소청 모두 '수장 공백' 상태다. 중수청은 지난달 7일 김지용 후보자가 초대 청장으로 지명됐지만 범여권 강경파의 반발로 청와대의 추가 검증을 거치느라 인선 절차가 3주 넘게 표류했다. 청와대는 전날(1일) "금명간 김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보낼 예정"이라며 인선 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국회 인사청문 절차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초대 중수청장의 '조직 장악력'도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 김 후보자의 인선이 표류한 사이, 행정안전부는 간부급인 1~5급 수사관 인사를 단행했다. 중수청법상 5급 이상 수사관은 청장의 추천을 거쳐야 하지만, 공석일 경우 이를 생략할 수 있다. 급한 대로 지휘부 구색을 갖췄지만, 김 후보자가 인선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과 인프라 문제도 심각하다. 행안부는 개청 전날에서야 1급 수사관을 비롯한 중수청 수사관 인사를 단행했다. 그간 임용 예정 통보를 받고도 근무지와 보직을 알지 못해 짐만 싸놓고 기다렸던 수사관들 입장에선 개청 첫날부터 이사할 집부터 찾아야 하는 실정이 됐다. 한 2급 수사관 임용 대상자는 "일단 청사 근처 여관이라도 들어가 근무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중수청 본청을 비롯한 대다수 청사도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르네스퀘어빌딩은 2∼17층을 임대했으나 당장 사용할 준비가 된 것은 여섯 층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1일) 찾은 중수청 4층엔 컴퓨터와 책상·의자 등이 배치됐지만,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복합기들도 한쪽에 놓여 있었다. 임용자들 사이에선 "공사판에서 수사할 판"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온다.

피의자 신병을 확보한 시설도 완비되지 않았다. 이에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서울 3곳, 나머지 5개 지역 1곳 등 총 8곳의 경찰서 유치장을 사용하기로 경찰청과 협의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도 6개 지방중수청 인근 교정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전산 시스템도 임시 체제로 출발한다. 중수청은 개청 당일에는 경찰청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활용해 사건관리 등 필수 기능만 우선 가동하고, 나머지 사건처리 기능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완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행안부는 중수청 자체 KICS 구축에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공소청 출범을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현판이 공소청 현판으로 교체돼 있다. (공동취재) 2026.10.1 ⓒ 뉴스1 최지환 기자
공소청도 '수장 공백'…검사들은 줄사직

공소청도 '수장 공백'는 마찬가지다. 공소청법상 공소청장은 검찰총장이 맡지만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퇴임한 뒤 1년 넘게 공석이다. 검찰총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법무부 장관마저 공석이어서 중수청장보다 인선이 더 요원하다. 이에 법무부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이정현 신임 대검 차장검사를 임명해 총장 직무를 대행하도록 했다.

공소청 인력도 부족하다. 검사 법정 정원은 2292명 유지되지만 중수청 전직과 퇴직 등에 전직과 퇴직 등에 따른 결원을 충원하지 않아, 공소청은 약 1900명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수사업무를 담당했던 수사관 2986명 중 2048명이 감축되고, 남은 인원은 형사법무직으로 전환돼 송치 사건 검토와 사실관계 확인 등을 맡는다.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줄사직' 행렬이 잇따르고 있어 추가적인 이탈도 우려된다.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에 공개 반발했던 윤원기 수원고검 검사(사법연수원 34기)와 노선균 대구지검 2차장검사(35기)과 소창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36기)등 10명 안팎의 검사들이 최근 검찰 내부망에 사직의 글을 올렸다.

고소·고발 등 민원인 혼선도 예상된다. 공소청은 이날부터 고소·고발장을 접수하지 않는다. 검사의 수사권 전면 폐지에 따라 범죄 인지와 고소·고발은 공소청 사건 수리 사유 대상에서 빠지는 탓이다. 이에 민원인이 공소청에 고소·고발장이나 수사가 필요한 진정·탄원서를 내면 관련 수사기관으로 재안내를 받거나 반려·반송·접수취소 또는 이첩된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