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공소취소 믿을맨 아닌 새 형사사법체계 위한 인사여야

박응진 사회부 법조팀장
박응진 사회부 법조팀장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형사사건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특검의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달라"고 했다. '조작 기소 특검법'에서 공소 취소 권한은 빼라면서도, 자신의 형사사건이 '조작 기소'된 건 아닌지 들여다보라고 한 것이다.

공소 취소는 검사가 법원에 특정 형사사건의 재판을 청구한 것을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하는 것을 말한다. 특검을 통해서만 가능한 건 아니고, 공소를 유지 중인 검사가 공소 취소를 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 관련 6개 사건은 현재 가동 중인 검찰미래위를 비롯해 여당이 출범 시기를 조율 중인 조작 기소 특검의 조사·수사 대상에 모두 포함돼 있다.

법조계에 떠도는 공소 취소 예상 시나리오는 이렇다. 법무부 산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거나 위법하다고 판단해 공소 취소를 권고하고, 공소청이 이를 받아들이는 식이다. 특검의 전방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예상된다.

검찰총장은 특정 사건의 공소 취소에 대해 누구보다도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한다. 이런 자리에 벌써, 이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매우 잘못된 방식"이라고 보는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후보군으로 거명돼 있다. 공소 취소를 위한 민주당 의원 모임의 공동대표였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자리에는 또 다른 '공소 취소 믿을맨'들이 거론된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검사에게 이 대통령 사건을 맡길 가능성도 있다.

일련의 인사와 조사·수사가 실제로 공소 취소를 위한 것이라면, 국가적으로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78년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바뀌는 역사적 전환기 속에서 이뤄지는 인사가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한 것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새 형사사법체계는 출발부터 그 정당성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내일이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수많은 우려 속에서 출범한다. 수장도 없고, 조직과 인력, 인프라 또한 온전히 갖추지 못한 개문발차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 법조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그래야 범죄 수사와 기소에 빈틈이 생기지 않고,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공소 취소 밑 작업이 아닌 공소청·중수청 연착륙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단행해야 하는 이유다. 공소 취소 논란을 잠재우고 개혁에 힘을 실을지, 아니면 국민 신뢰를 깎아먹을지, 선택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