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사퇴에 법무장관 인선 원점…"정치 외풍 견딜 인물 필요"

"후속 인선서도 檢출신 배제할 듯"…"누가 와도 안 돼" 체념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장관 인선 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법조인 출신 의원 등 여러 명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정치적 외풍을 견딜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후보자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려던 걸음을 여기서 멈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전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과 관련한 청탁 의혹을 시작으로 가족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연이어 터졌고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성추행과 음주운전, 보좌진을 상대로 한 욕설·폭언 등 각종 과거 비위 폭로가 담긴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되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차기 장관으로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인물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에서는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인 분이 되기를 원한다"며 "정치인보다는 검찰 내부 인물이나 검찰 출신 변호사가 장관을 하길 원하지만, 현 정부 기조를 봤을 때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기 내내 공소취소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는 인물이 장관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소청이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공소제기하고 공소유지할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검사 출신이 아닌 사람이 장관이 되면 대통령의 지시에 휩쓸리기 쉬울 것"이라면서 "그걸 노리고 (장관 후속 인선에서도) 검사 출신을 배제할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대검찰청 차장검사 보직을 친(親)정권 성향인 이정현 수원고검장에게 맡긴 것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 장관만큼은 정치 성향이 옅은 인물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이 고검장에 대해 "공소취소를 해줄 사람을 앉힌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장관은 검사들이 조직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도록, 조직이 안정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다만 여권 주도로 통과된 개정 형사소송법의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누가 장관으로 임명되든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체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형사사법체계가 망가진 상황에서 누가 와도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면서 "검찰 내부에서 원하는 것처럼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임명되기는 어려운 상황 같다"고 언급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김승원 후보자의 경우에도 그 누구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예측한 사람이 없었다"며 "적당한 인물로 하마평이 돌더라도 청와대에서는 아무래도 자기편을 들어줄 사람을 임명할 것 같아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민주당의 박균택·이건태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의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 박주민·백혜련·전현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 전 후보자까지 사퇴하고 그 여파로 전날(21일) 강훈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사의를 표명한 만큼, 후속 장관 인선 과정에서는 후보자의 개인 신상에 대한 검증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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