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후원회 불허' 위헌 아냐"

"지역 주민과 밀접하게 접촉…대가성 후원 접근 제한 필요상 있어"
재판관 3명 "직무수행 염결성, 투명한 후원회 운영으로 확보 가능"

헌법재판소 ⓒ 뉴스1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기초단체장 선거 예비 후보자가 후원회를 통해 후원금을 모집하는 것을 금지하는 과거 정치자금법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2018년 6월 문준희 전 합천군수가 청구한 정치자금법 제6조 6호 등 위헌소원에 대해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문 전 군수는 2018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 지역 건설업자 A 씨로부터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된 것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현금 1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군수는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1000만 원의 형이 확정돼 당선무효로 군수직을 상실했다. 문 전 군수는 재판 과정에서 예비 후보자가 후원회를 통해 후원금을 모집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치자금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으나, 대법원에서도 기각되자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정치자금법 조항은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및 예비 후보자 등은 후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모집할 수 있으나, 기초단체장 선거 예비 후보자의 경우 후원회를 만들 수 있는 대상에서 빠져있다. 이 조항은 2021년 1월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예비 후보자도 후원회를 만들 수 있도록 개정됐다.

헌재는 "기초자치단체장은 지역 주민과 밀접하게 접촉하며 각종 권한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대가성 후원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접근을 제한해 그 직무수행의 염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예비 후보자는 정당의 공천 절차 등을 통해 확정된 후보자에 비해 그 숫자가 훨씬 많고 지위의 변동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예비 후보자에게 후원회를 통한 후원금 모금을 허용할 경우, 선거가 조기에 과열되거나 그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여 효과적인 통제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복형, 마은혁, 오영준 재판관은 이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들 재판관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예비 후보자의 경우에도 선거사무소 설치, 기탁금 납부, 향후 선거 홍보비용 지출 등을 위한 선거자금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는 기간이 불과 20일 미만으로 제한돼 있어 예비 후보자 단계에서부터 후원회를 통해 선거비용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실제로 지출된 선거비용의 규모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그 차이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예비 후보자에게 후원회 설치·운영을 전면적으로 불허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유의미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제도 자체가 기초자치단체장의 직무수행의 염결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기초자치단체장의 직무수행의 염결성은 정치자금법의 관련 규정을 통한 후원회 제도의 투명한 운영으로 확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