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 틈타 15조 '석화 담합' 혐의 경영진 8명, 오늘 구속 갈림길

김유신 OCI 대표 등 7개사 전·현직 경영진, 18일 순차 영장심사
검찰, 석화제품 담합 규모 15조 특정…역대 檢 수사 최대 규모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 위기를 틈타 15조 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받는 김유신 OCI 대표이사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 7개사의 전·현직 경영진 8명이 18일 구속 갈림길에 선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김유신 OCI 대표와 장영수 전 PKC 대표, 배 모 PKC 영업본부장 등 8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지난 14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들 8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6명은 현직 임원, 2명은 전직 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LG화학·한화솔루션·애경케미칼·OCI·롯데정밀화학·PKC·유니드 등 석유화학업체 7개사는 수년에 걸쳐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품목의 가격 인상을 사전에 담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특정한 전체 담합 규모는 15조 원 이상이다. 이는 검찰이 수사한 역대 담합 사건 중 가장 큰 규모로, 지난 7월 적발한 14조 2000억 원 규모의 정유사 유가 담합 사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검찰은 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중동전쟁 발발 이후 나프타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을 틈타 국내 가격을 인상해 시장 질서를 교란한 것으로 의심한다. 또 이 과정에서 업체들이 막대한 부당이익을 거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PVC는 나프타 등을 원료로 생산되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건축자재와 파이프, 전선 피복, 의료기기, 각종 소비재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가소제는 PVC에 첨가해 제품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화학첨가제다. 가성소다와 염산 등도 제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기초 화학제품이다.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인위적으로 오를 경우 건설·제조 업체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최종 소비자 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동발 유가 충격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3월 국내 생산자물가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5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7개사 사무실과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서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이후 압수물 분석을 거쳐 최근 핵심 피의자들을 잇달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