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1300억대 과징금 소송 시작…SKT 측 "피해 가능성 없어"

영업비밀 이유 방청 제한 요청…내년 1월 말 선고 예정

서울 도심의 SK텔레콤 대리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25.8.28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유심 유출 사고로 인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로부터 받은 1300억 원대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SK텔레콤이 첫 변론에서 "미리 마련한 제반 조치로 인해 기술적 측면에서 피해 발생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이날 오후 SK텔레콤이 개보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SK텔레콤 측에 다음 기일에서부터 △(유출된 정보가)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주장 △안전 보호조치 의무를 이행했다는 주장 등에 대해 변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SK텔레콤 측 대리인은 "기술적 측면에서도 피해 발생 가능성이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변론하기를 희망한다"며 "핵심 부분만 시연을 통해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SK텔레콤 측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법원에 보낸 사실조회 회신 내용을 두고도 다른 부분이 많다며 재사실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측 대리인은 "한 회선으로 두 개의 폰에 접속할 수 없어서 정상 이용자의 경우 휴대전화를 켠 상태에서 (다른 휴대전화로) 접속하는 것이 일어날 수 없다"며 "KISA에서는 휴대전화를 끄지 않은 상태에서 실험했다고 하는데, 비행기 모드나 휴대전화를 끈 상태에서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SK텔레콤 측 주장을 받아들여 KISA에 사실조회를 다시 보내겠다고 했다.

SK텔레콤 측은 이 부분에 대한 실험을 법정에서 시연하겠다고도 주장했다.

SK텔레콤 측 대리인은 "개보위에서는 피해 규모가 크다고 보고 매우 중대한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며 "개보위와 KISA가 함께한 실험에서는 실제 상황이 전혀 전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실험에서는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지하고 원 접속자가 휴대전화를 끈 상태 그대로 포착하게 하고, 휴대전화를 켜서 바로 옆 장소에서 접속하는 상황을 가정했는데 그런 상황은 현실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다"며 "피해 발생 가능성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개보위 측 대리인은 "이 부분은 쟁점이 아니라고 보인다"며 반박했다.

재판부는 복제 유심을 통한 피해 발생 가능성 부분에 대해서도 양측의 구술변론을 요청했다.

SK텔레콤은 변론 내용 중 영업비밀이 포함된다며 다음 변론의 방청을 제한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서를 받은 뒤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5일 변론을 종결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내년 1월 말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다.

개보위는 지난해 8월 안전조치 의무 및 유출 통지 위반을 이유로 SK텔레콤에 과징금 1347억 9100만 원, 과태료 960만 원을 부과했다.

개보위에 따르면 SK텔레콤 유심 유출 사고로 약 2324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SK텔레콤은 올해 1월 "개보위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 법원의 면밀한 판단을 받아보고자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