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현주엽 근무지 무단이탈, 교육청 감봉 징계 인정돼"

현 전 감독, 겸직허가 없이 방송 출연…무단 근무지 이탈
"선수 전입제한 등 일괄 제재는 과도"…휘문의숙 일부 승소

현주엽 창원 LG 감독이이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 행사에서 1순위 획득,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0.28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방송 촬영을 위해 근무지를 무단이탈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현주엽 전 휘문고 농구부 감독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법원에서도 인정됐다. 다만 감사 결과를 근거로 농구부 선수 전입을 제한하는 등 학교에 내려진 제재는 부당하다며 취소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17일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감사결과 처분요구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4년 4월 휘문의숙 및 휘문고등학교에 대한 종합감사·민원조사를 실시하고 △농구부 파행 운영 △학생선수 관리·회계 집행 소홀 △운동부 지도자의 근무지 무단이탈 등을 적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현 전 감독은 사전 허가 없이 18회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방송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전 감독 채용 과정 중 전임 코치에게 인건비를 교비회계에서 지급하는 등 농구부 파행 운영 사실도 드러났다.

시 교육청은 재단 측에 현 전 감독에게 감봉을, 교장에게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내릴 것을 휘문의숙에 요구했다. 휘문고와 같은 사립학교의 경우 인사권과 징계 권한은 재단(학교법인)에 있기 때문에 교육청이 직접 징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휘문의숙은 교육청의 징계 처분 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감사 결과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현 전 감독과 관련된 감사 처분 사유는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현 전 감독이 절차에 따른 겸직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맡으며 대체근로일 지정 없이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본 것이다. 행정절차를 잘 몰랐다거나 시간 외 근로를 통해 실질적으로 대체근로를 수행했다고 해서 이를 달리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농구부 파행 운영과 학생 선수 관리 및 회계 집행 소홀 등 감사에서 지적된 사유도 대체로 타당하다고 인정했으나 학교시설 계약 업무와 관련한 일부 감사 지적은 근거가 없다고 보고 관계자 2명에 대한 견책 요구를 취소했다.

다만 감사 결과를 토대로 시 교육청이 휘문고에 내린 일부 처분에 대해서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시 교육청은 휘문고의 학생 선수(체육특기자) 전입을 1년간 제한하고, 동·하계 특별훈련비 지원을 1년 제외하며 6개월간 전지훈련을 제한하는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운동부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처분을 한꺼번에 부과하는 것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공익에 비해 학교와 학생, 학부모의 침해되는 사익이 더 무겁다"며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휘문고 관계자에 따르면 현 전 감독은 계약 만료로 더 이상 학교에서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