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교체론' 선 그은 행안부…중수청 김지용 의혹 '정면 돌파'

'친윤 검사' 의혹 조목조목 반박…"靑 추가검증서 사실무근 확인"
중수청 출범 보름 앞 '인선 부담' 고려한 듯…강경파 반발은 계속

김민재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17 ⓒ 뉴스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문혜원 권대옥 기자 = 정부가 17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추가 검증에서도 범여권 강경파가 제기한 의혹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후보자 교체론'에 선을 그었다. 중수청 출범을 불과 보름 앞두고 김 후보자에 대한 비토론이 확산하며 '부실 개청' 우려까지 커지자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강경파 '비토론' 확산에…"靑 추가 검증서도 의혹 사실무근"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을 맡고 있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청와대가 별도로 진행 중인 추가 검증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추가 검증하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통령실에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에 대한 '친윤(親尹)·검찰주의자' 의혹의 불을 지핀 것은 범여권 검찰개혁 강경파였다.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재직 시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하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징계에 반대하는 검사장 연판장에 서명했다는 이유였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김 후보자는 검사 출신에, 한 번도 수사·기소 분리에 찬성해 본 적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김 후보자는) 2022년 4월 검찰개혁법이 마련될 당시 민주 정부에 대항해 검찰수사권 축소 입법을 비판하고 권한쟁의를 신청하겠다는 검사였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미애 경기지사는 16일 김 후보자가 김학의 전 법무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을 기소한 점을 지적하며 "헝가리 유대인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내몰아 죽게 하고도 히틀러 총통체제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아이히만을 연상하게 한다", "신발을 거꾸로 신은 밀정"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결국 청와대가 14일 추가 검증에 나섰지만 비토론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김 후보자가 과거 기소를 승인했던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김 후보자를 '검찰주의자'로 규정했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최근 "처음에 괜찮은 사람이라고 해서 모르고 '할 만한 사람이 됐다'고 했지만, 그 내용(의혹)을 보고 '이 사람은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후보자 교체론에 가세했다.

중수청 수사관 특례 임용에 지원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가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기소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의제기권을 행사했나", "대검찰청 감찰1과장, 서울고검 차장, 대검 형사부장으로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는데, 막중한 중수청장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2026.9.8 ⓒ 뉴스1 오대일 기자
"후보자 교체 땐 부실 개청" 현실론 고려한 듯

정부가 범여권 강경파가 제기한 '친윤 프레임' 해소에 나선 데에는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인선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동시에 조직의 조기 안착을 꾀하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후보자 개인의 소명 차원을 넘어 주무부처가 공식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김 후보자 임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과거 사건 처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반대 성명 참여 경위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차관은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으로 부임하기 이전 이미 수사가 이뤄져 기소가 진행됐으며, 김 후보자는 회의에서 기소 반대 의견을 밝혔다"고 했다. 정진웅 독직폭행 기소에 대해선 "후보자는 참모의 입장에서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으며 기소의 최종 결정권자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정부 입장에서 중수청 출범이 불과 15일 남아 김 후보자가 초대 청장을 맡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초대 청장은 중수청 출범과 동시에 본청과 6개 지방청의 수사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주요 보직 인사와 사건 배당 기준 및 검찰에서 넘겨받을 사건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 '수장 공백' 상태에선 의사결정이 줄줄이 늦춰질 수 있고, 검찰과의 사건·수사자료 이관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을 조율할 주체도 마땅치 않게 된다.

또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후임자를 물색해 검증까지 마치기는 일정상 쉽지 않다. 특히 정치권 일각이 요구하는 '비(非)검찰 출신' 인선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를 다루는 신설 수사기관을 조기에 안착시키려면 수사 실무와 조직 운영을 두루 경험한 검사 출신이 초대 수장을 맡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후보자를 '친윤 검사'로 보는 시각도 법조계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김 후보자가 추천됐을 때 법조계에선 정치색이 상대적으로 옅고 조직 안정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8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형사·공판부 우대 기조에 따라 검사장급인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한 뒤, 박범계 장관 재임기인 2021년 2월 춘천지검장과 같은 해 6월 대검 형사부장을 차례로 맡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한직으로 분류되는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고, 이 보직을 끝으로 2023년 9월 검찰을 떠났다.

정부가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청와대는 조만간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은 "중수청장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 과거 행적 및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직접 소명하고 국회에서는 엄밀하게 검증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