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 법원' 신경전 번진 헌법소원 사건, 오늘 결론 나온다
北 서적 국내 반입 혐의 기소…헌법소원 후 4년째 심리 지연
법원 "헌재 심리 지연" 공개 비판…'재판소원' 신경전 해석
-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현직 재판장이 4년 동안 멈춘 재판을 재개하며 헌법재판소의 늦장 심리를 공개 비판하면서 헌재와 법원의 신경전으로 번졌던 헌법소원 사건의 결론이 17일 나온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진 모 씨가 청구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 1항 및 제27조 1항 3호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2020년 10월 진 씨는 북한에서 구입한 서적 18점과 영상자료(CD) 14점 등 총 146점의 물품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진 씨는 이 물품들을 들여오면서 통일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제1항에선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 등의 품목, 거래 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승인받은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내용을 변경할 때도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진 씨에 대해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해 법원은 동일한 벌금액으로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진 씨는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2022년 6월 1심은 진 씨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압수 물품에 대한 몰수를 명령했다. 아울러 진 씨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진 씨는 항소장을 제출한 뒤 헌재에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제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헌법소원의 결과가 해당 형사 사건 결론의 전제가 된다고 보고 대기했으나, 헌재는 이를 4년째 심리 중이었다.
이에 2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는 지난 6월 전 씨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판단해 헌재에 헌법재판 지연 사유에 관한 의견요청서를 발송했다.
아울러 설명자료를 통해 헌재의 재판 지연이 부작위(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하지 않은 것) 처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에 대한 심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열린 공판기일에서 전 수석부장판사는 "4년이 지났는데도 (헌재 심리가) 진행되지 않아 문제가 있다"며 "재판 지연에 대해 제가 아는 한도로는 우리나라에선 불복, 구제 수단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법원의 이 같은 의견요청서 발송이 올해 도입된 '재판소원'을 둘러싼 양 기관의 신경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헌재는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진 씨의 2심 공판기일은 오는 21일 열린다. 2심 재판부도 헌재 결론이 나오는 만큼 곧 재판을 마무리하고 판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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