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운영비 다른 곳 지출한 해군호텔 예식장…법원 "위탁계약 해지는 위법"
"계약관계 즉시 종료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 아냐"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예식장 영업운영비를 영업·운영 활동과 관련 없는 곳에 지출하는 등을 이유로 해군호텔 예식장의 위탁 운영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해지통보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해군호텔에서 관리위탁계약을 맺고 운영해 왔다.
그러던 중 2025년 국방시설본부는 A 씨에게 정기감사 결과 계약 즉시 해지 요건이 충족됐다며 관리위탁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퇴거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A 씨는 계약 해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으나, 재차 해지사유가 인정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 씨에게 통보된 해지사유는 △2018~2023년 영업운영비 총 1억 1640여만 원 중 5870여만 원을 예식장 영업·운영과 관련 없이 지출 △절삭금을 차감하지 않고 해군으로부터 매입원가를 지급받는 등 매입원가 과대계상 △드레스, 미용 등 협력업체에 일부 공간 사용·수익하게 해 국유재산을 무단 점유·사용하게 한 점 등 세 가지다.
A 씨는 "각 해지사유는 존재하지 않고, 만약 해지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고의적인 위법 행위가 아니므로 이를 이유로 한 즉시 해지는 비례의 원칙과 신뢰 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해지 통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재판부는 첫 번째 해지사유에 대해 계약관계를 즉시 종료시킬 정도의 중대한 하자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A 씨의 지출은 예식장 운영 또는 영업 활동과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영업운영비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집행되는 비용으로서 그 적정성은 비용 항목의 명칭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번째 해지사유에 대해서도 "A 씨가 매입원가를 과대 계상한 것은 적정한 회계처리라고 볼 수 없기는 하다"고 짚었다. 다만 "절삭금은 납품업체가 거래 과정에서 동의해 감액한 금액으로 A 씨가 장부를 조작하거나 허위 증빙을 제출하는 등 기망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것은 아니다"라며 즉시 해지사유가 요구하는 중대성 및 비례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세 번째 해지사유는 적법한 사유로 인정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협력업체의 공간 사용은 A 씨의 예식홀 수탁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A 씨의 관리·통제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예식장 운영을 위한 부수적·보조적 이용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협력업체에 관련 업무를 위탁하고 미용실, 드레스실 등 공간을 이용하게 해 이곳에서 결혼식을 하는 장병들의 이용 편익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관련 부대 서비스의 이용료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1심 판단에 국가가 항소하면서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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