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지난 2년 시험의 연속…무능 반복 않게 법 개정해야"

[뉴스1 초대석] 오동운 제2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인력 늘리고 임기제·직급 제한 폐지…공수처에 물·거름 줄 때"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8일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박지혜 기자

(과천=뉴스1) 대담=여태경 사회부장 박응진 김민재 기자

지난 2년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있어 시험대의 연속이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3기 공수처에서 '무능하다'는 말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 개정을 통한 기능 정상화를 이뤄내겠습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장 집무실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공수처법 개정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차분한 말투 속에서도 절박감은 선명했다. 공수처가 마주한 구조적 한계를 걷어내지 않고선 수사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해 출범 6년째이자 오 처장 취임 2년을 맞은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건과 전주지법 부장판사 뇌물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사건을 처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 처장은 그간 성과에 대해 "신생 기관이 감당하기엔 무거운 사건들이 놓여 있었지만 성역 없이 수사했다"며 "전례 없는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 사건에서 적법 절차를 지켜내, 지난 7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절차적 적법성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오 처장이 더 힘주어 꺼낸 화두는 공수처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였다.

현재 공수처 정원은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행정직원 20명에 불과하다.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이 서로 다르고,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포착한 범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범위도 좁다. 사건의 실체를 눈앞에 두고도 법에 가로막혀 수사를 멈춰야 하는 일이 반복된다는 게 오 처장의 진단이다.

오 처장은 수사력 발휘를 억제하는 제도적 흠결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무관 뇌물 사건은 뇌물 공여자의 사기·횡령 정황을 발견하고도 권한이 없어 기소하지 못했다"며 "수사력 문제와 제도적 흠결이 겹쳐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수처 1호 인지 사건인 '경찰관 뇌물 사건'에 연루된 김 모 경무관은 최근 항소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만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형량은 1심(징역 10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나 그 가족이 아닌 일반인을 기소하고 공소를 유지할 권한이 없다며 김 경무관의 오빠, 지인 등 3명에 대해선 공소를 기각했다.

오 처장은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잘못에 대해 변명하지 않았다. 그는 해당 재판에서 압수수색 등 절차적 하자가 지적돼 증거능력이 배척된 것에 대해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으로서 무겁게 받아들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압수수색과 디지털 증거 처리 절차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8일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박지혜 기자

오 처장은 공수처 정상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인력 증원과 임기제·직급 제한 폐지를 꼽았다.

그는 "검사는 60~80명, 수사관은 150~200명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며 "법률로 행정 직원 수를 제한하는 기관은 공수처가 유일하며, 행정 인력 부족으로 수사관 상당수가 행정업무를 겸임해 수사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관에게 적용되는 '6년 임기제'와 '4급 승진 제한'도 반드시 걷어내야 할 '족쇄'로 꼽았다. 오 처장은 "우수 인력은 지원을 꺼리고 재직자는 조기 퇴직하는 상황"이라며 "장기 근무를 통해 수사 역량을 축적하려면 임기제와 직급 제한 폐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도적 환경으로 인해 수사를 못 하는 부분을 확인하고도 이를 개인·기관의 역량 부족으로 치환해 제도 개선에 미적대는 것을 합리화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을 넘긴 뒤 검찰과 공수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사건 핑퐁'에도 날을 세웠다. 검찰이 공수처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관행은 법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두 기관의 관계를 상하 관계로 왜곡할 수 있다는 취지다.

오 처장은 "공수처법 제26조 2항은 검사가 우리가 송부한 사건에 신속하게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뿐, 보완 수사를 요구할 근거가 없다"며 "대등한 검사로서 협조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추가 수사하는 방식이 맞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오 처장은 공수처를 아직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 있는 나무에 빗댔다. 수사 성과를 재촉하기에 앞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토양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수처의 존재만으로도 고위공직자들에게 경고가 된다"며 "부패 없는 공직사회라는 열망이 구현되고, K-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있도록 공수처에 물과 거름을 주며 키워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