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중수청 4급까지 수사해야…기소 전 검증시스템 검토"
[뉴스1 초대석] 오동운 제2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尹 1차 체포영장 집행 실패·2차 성공 사이서 성과·한계 점검"
- 대담=여태경 사회부장, 박응진 기자, 김민재 기자
(과천=뉴스1) 대담=여태경 사회부장 박응진 김민재 기자 =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다음 달 2일 개청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때문에 공수처의 입지가 줄어들 거라고 보지 않았다. 공수처 수사 대상에 중수청 고위직들이 포함되므로 오히려 공수처의 권한이 커질 걸로 내다봤다. 오 처장은 한발 더 나아가 공수처가 중수청 3급뿐만 아니라 4급까지 수사해야 한다고 봤다.
오 처장은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장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면서 "공수청 개청으로 인해 공수처의 입지가 줄어든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공수처의 역할이 분명해지는 계기"라고 밝혔다.
오 처장은 "수사기관이 공수처·중수청·경찰로 재편되면 서로를 견제하는 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어느 기관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구로서 검찰과 사법부, 그리고 새로 만들어지는 수사기관까지 견제하는 기능은 중수청 체제에서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가 돼선 안 된다'고 한 자신의 발언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었지, 중수청을 폄하하려는 취지는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한과 조직만 만들어 놓고 정작 일할 수 있는 법과 여건은 갖춰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저희가 5년 동안 겪었다"며 "설치에 관한 규정은 있는데 운영에 관한 규정은 미흡한 상태로 출발했고, 그 결과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이 어긋나고 관련범죄를 수사하지 못하는 문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수청 소속 공무원 범죄에 대한 공수처와 경찰의 수사 권한 명확화 △기관 간 정례 협의체 등 협력 절차 마련 △정원과 신분, 수사·기소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정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공수처가 일본 검찰의 총괄심사검찰관 제도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오 처장은 전했다. 이는 공소 담당 검사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변호인 관점에서 공소유지 가능성을 짚어보는, 일종의 '기소 전 검증 시스템'이다. 최근 공수처가 수사 후 재판에 넘긴 피고인들에 대한 법원의 감형, 공수처 청구 구속영장의 기각 등 잇단 실기에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 처장은 "일종의 레드팀이다. 기소 이후 무죄가 나오지 않도록 조직 내부에서 냉정하게 걸러내는 장치"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를 바탕으로 공소 담당 검사가 주요 사건의 수사 단계에 조기 참여해 증거 보완을 요구하고 조율하는 절차를 제도화하거나, 공소심의위원회 등 기존 심의 절차와 연계해 '기소 전 스크리닝'을 정례화하는 등 크게 두 갈래의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은 오 처장과의 일문일답.
-중수청 수사 대상의 범위는 어디까지가 적정하다고 보나.
▶공수처법 개정안이 중수청장과 3급 이상 중수청 수사관을 포함한 데에는 동의한다. 다만 4급 이상까지 편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법조 경력 10년 미만의 검사가 중수청 4급 수사관으로 임용될 예정인데, 검사의 범죄를 수사하도록 설계된 공수처가 이들을 수사할 수 없다면 견제와 균형이 성립하지 않는다.
경찰공무원은 현재 경무관 이상만 대상인데 총경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경무관은 본청과 지방청에서 참모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은 경찰서장인 총경급이다.
-공수처가 재편된 수사기관들 사이에서 고위공직자 범죄에 상시 대응하는 전문 수사기관으로 작동하려면.
▶세 가지가 정비돼야 한다. 첫째, 중수청 소속 공무원 범죄에 대한 공수처와 경찰의 수사 권한을 명확히 해서 견제와 균형이 실제로 작동하게 하는 것. 둘째, 기관 간 정례 협의체 등 협력 절차를 법령에 규정하는 것이다. 현행법에는 기관 간 협의 절차에 관한 규정이 거의 없다. 국무조정실 산하에 설치될 예정인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도 공수처 수사의 독립성·중립성 측면에서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고, 처장의 이첩요청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셋째, 공수처 자체의 정비다. 정원과 신분, 수사·기소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을 체계적으로 손봐야 한다. 견제하는 쪽이 제 기능을 못 하면 견제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기소 전 검증 시스템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지난 6월 말 차장을 단장으로 한 출장단이 도쿄지방검찰청과 최고재판소를 방문했다. 도쿄지검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이 '총괄심사검찰관' 제도였다. 특수부가 대규모·복잡 사건을 수사할 때, 특별공판부 소속 베테랑 검사를 별도로 지정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키는 제도이다. 이 검사는 수사 주임검사와는 다른 입장에서, 사실상 변호인의 관점으로 증거관계를 다시 본다. 그리고 그 사건이 기소되면 본인이 공판 주임검사로 법정에 선다. 자기가 검증한 사건을 자기가 책임지고 유지하는 구조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때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 아쉬운 점은.
▶당시 저희가 우선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내란 종식이라는 시대적 과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 다른 하나는 그 과정에서 절차적 흠결을 남기지 않는 것이었다. 전례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사소한 절차적 잘못 하나가 사건 전체에 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집행권 문제도 그런 고민 속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기관의 체면보다 사건의 결과가 우선이라고 봤다.
무용론까지 제기됐던 것은 무겁게 받아들인다. 다만 그 시기에 저희가 지키려 했던 원칙이 결국 법원에서 확인됐다고 생각한다. 1심과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이 공수처의 수사권과 체포·압수수색영장 집행 절차의 적법성을 최종적으로 인정했다. 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과 관련해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고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의 수사는 가능하다는 판시가 있었다. 공수처의 수사권과 관련해 의미 있는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때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1차 체포영장 집행은 저희들이 지형·지물도 파악이 안 됐고 준비가 부족해서 실패했다. 그래서 언제까지 현장을 지켜야 할지 내부 논의가 많았는데, 만약 명분에 집착하거나 보여주기식 수사를 했다면 한밤중까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저는 명분보다 사고를 예방하고 후의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너무 이르다 싶을 정도의 시간에 철수시켰다. 돌이켜보면 그 결단은 굉장히 잘한 것 같다.
국민들의 많은 비판 속에서 2차 체포영장 집행은 결코 실패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충분히 시간을 두고 준비했다. 무엇보다도 물리력으로 맞선 경호처가 체포영장의 집행을 막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선전하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찰과의 협조와 치밀한 준비 끝에 두 번째는 성공할 수 있었다. 1차 집행의 실패와 2차 집행의 성공 사이에서 저희들이 겪었던 많은 일들은 지금도 되뇌면서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과 관련 수사 상황은.
▶대법관 임명 제청 및 사퇴 종용과 관련해 최근 접수된 고발 사건들의 죄명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이다. 지난달 접수돼 담당 검사를 지정하고 수사에 착수한 단계다. 다만 이 사건이든 다른 사건이든, 사법부 최고위직이라는 이유로 달리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만은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것이 공수처가 존재하는 이유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1969년 경남 산청 출생. 서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8년 27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서울중앙지법·울산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울산지법 및 성남지원 부장판사를 지낸 후 2017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2024년 5월 제2대 공수처장으로 취임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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