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전 뉴스로 알아" 법무·검경 당혹…업무효율 저하 우려도
'5000명 이동'…범죄 빈도·치안 수요 감안해야, "민원인 혼란 예상"
대법원 등 이전도 논의 전망…사법체계 효율성 고려 반론도
- 김민재 기자, 송송이 기자,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송송이 소봄이 기자 = 정부가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 등 규모나 이전 효과가 큰 기관의 청사를 세종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검찰청(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을 비롯해 경찰청 등 수사·공소 기관들은 세종에 별도 청사 신축 이후 이전이 추진된다.
이들 기관의 소속 직원들 사이에선 예상치 못한 깜짝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법원 및 국회와의 업무 연관성, 비교적 범죄가 많은 수도권에서의 수사·공소 제기 등을 고려할 때 세종 이전으로 인한 업무 효율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와 대검찰청, 경찰청 등 세종 이전이 예고된 기관의 직원들은 대부분 이날 뉴스를 통해 이전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법무부의 한 과장급 직원은 "우리도 지금 막 뉴스를 보고 알았다. '너무 갑자기 터져서 어, 이게 뭐지?' 하는 반응이다. 전혀 몰랐던 거라 많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경찰청의 한 경정급 직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는데, 아닐 거라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기관별 직원 수는 법무부가 1000여명, 대검찰청이 600여명, 경찰청이 3500여명 수준이다.
이들 기관 직원들의 경우 대부분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 생활 터전을 잡은 채 살고 있기 때문에 세종 이전으로 인해 주거지와 자녀 학교 등도 옮겨야 한다는 걱정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법무부의 한 서기관급 직원은 "지금 법무부로 출근하는 공무원들은 다들 과천 인근이나 수도권에 거주 중인데 생활 기반을 당장 옮겨야 하면 막막하다"며 "부부 둘 다 수도권에서 직장 다니는 경우도 많아서 주말 부부가 되고 아이 학교 문제도 골치 아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검찰청과 경찰청 등의 경우 보안 등을 이유로 별도 청사를 새로 지어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 소속 직원들의 준비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재경지검의 한 평검사는 "건물 지으려면 보통 10년 걸린다"며 "부지부터 구해야 할 테니, 당장 닥친 일로는 안 느껴진다"고 했다.
업무 효율을 고려할 때 대(對) 국회 업무가 많은 법무부의 세종 이전이 적절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무부의 한 직원은 "법무부 직원들이 국회를 오가느라 거리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법무부가 다른 정부 부처와의 업무 조율이 많은 만큼 세종에 위치하게 되면 타 부처와의 연계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 평검사는 "검사들은 지방 근무를 2~3년은 해야 하는데, 법무부가 세종으로 가면 지방 근무를 채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검찰청법(공소청법)에 따라 대검찰청(공소청)이 대법원에 대응해 설치돼 있기 때문에 대법원이 서울에 자리 잡고 있는 한, 대검 또한 서울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실제로 대검과 대법원은 재판 등을 위해 사건기록을 서류 형식으로 주고받는 일이 많다. 재경지검 한 평검사는 "대법원 재판은 대검이 대응하는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민원인들의 혼란도 예상된다"고 짚었다.
범죄의 중요도와 빈도, 치안 및 경비 수요 등을 감안했을 때 대검과 경찰청이 서울에 위치해 있는 게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찰청의 한 경정급 직원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치안이 가장 집약된 곳이 서울"이라며 "경찰청 본청이 서울에 있어 주요 치안 정책들을 마련할 때 서울경찰청의 사례나 의견을 듣고 조율하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경찰청이 지방으로 가게 되면 서울청과의 교류가 아무래도 떨어질 테니, 주요 정책들을 만드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헌법기관들의 지방 이전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앞으로 외교안보 부처 세종 이전, 국민이 원할 경우 대법원 등 헌법기관 이전 등을 논할 때도 올 것"이라고 적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대법원과 헌재를 각각 지방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월 헌재를 전주로 이전하는 법안을,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을 수도권이 아닌 지역 중에 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모두 지방균형발전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사법기관 이전은 국가 사법체계의 효율성, 국민의 사법 접근성 측면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헌재는 "헌법재판 기능을 수행하는 유일한 독립기관인 헌재의 소재지는 국민의 헌법재판청구권 행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지방 이전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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