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축왕' 동해 망상지구 특혜 의혹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적극적으로 허위 내용 제출해 시행자로 지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 뉴스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대규모 전세사기를 저지른 일명 '인천 건축왕' 남 모 씨가 강원 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개발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별도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12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남 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위반죄의 성립, 공소권 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했다.

남 씨는 2017년 특수목적법인 '동해이씨티'를 설립해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사업 제안서에 재무 상태, 직원 수 등을 부풀린 혐의로 기소됐다.

구체적으로 2016년 기준 동해이씨티 모기업의 총자산은 약 15억 원이었고 직원 수는 7명에 불과했지만 사업 제안서에는 총자산 1조 2000억 원, 직원 수 2521명이라고 허위로 기재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에서 도급 순위가 200위 안에 든다는 취지로 허위 사실을 언급했고 허위 예상 매출액 자료도 제출했다.

동해이씨티는 지난 2018년 11월 사업 시행자로 지정됐지만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은 2023년 8월 동해이씨티가 실시계획 승인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정을 취소했다.

1심은 2024년 8월 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남 씨가 동자청에 제출한 자료에 자산, 연간 매출액, 누적 매출액 등 허위 내용이 기재된 사실은 있지만 동자청의 적극적인 권유로 사업 시행자 지정을 신청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심은 "남 씨가 적극적으로 회사 자산, 매출액, 시공능력, 직원 수 등에 관해 허위 내용을 제출하거나 진술해 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받은 이상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받은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혐의를 유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남 씨가 허위 내용이 기재된 사업 제안서 등을 제출하지 않았더라면 동해이씨티가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남 씨의 행위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개발사업이 좌초돼 국가경쟁력의 강화와 지역 간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입법 목적이 훼손됐다"고 했다.

한편 과거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린 남 씨는 지난해 1월 전세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남 씨는 2022년 1~7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세입자 19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48억 원을 가로챘다. 남 씨 일당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4명은 2023년 2~5월 잇따라 숨졌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