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도 못놓을라, 중수청 '개문발차' 불가피…개청 앞 발주 러시

조달사업 9건 중 6건 이달 입찰공고…사업비 95% '연말 납품'
필수설비 미완 상태 개청할 수도…법조계 "개문발차 불가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10월 2일 닻을 올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개청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133억 원 규모의 전산·통신·방호 등 핵심 장비 사업을 집중 발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발주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의 95%가량에 해당하는 물품이 개청 이후인 12월에야 납품되거나 완비될 전망이라, 일단 문부터 연 뒤 업무 기반을 갖추는 '개문발차'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뉴스1이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공고를 전수 분석한 결과, 행정안전부와 중수청 개청준비단이 전날(26일)까지 발주한 중수청 개청 관련 조달사업은 9건, 입찰공고상 전체 사업 금액은 179억1961만 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인 사업 내역은 △정보통신기반 구축 △음향·영상 장비 구축 △행정전화 인프라 구축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부대장비(터치형 모니터) 도입 △KICS 구축 감리용역 △KICS 본사업 △방호장비 구축 △업무용 차량(제네시스 G90) 임차 △중수청 대표 홈페이지 구축이다.

금액 기준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정보통신기반 구축으로 62억1510만 원이 책정됐다. 또 △KICS 본사업 42억300만 원 △음향·영상 장비 구축 39억5890만 원 △행정전화 인프라 구축 15억5199만 원 △KICS 부대장비 도입 7억5000만 원이 있다. KICS 구축 감리용역과 중수청 홈페이지 구축에는 각각 3억300만 원, 1억1842만 원이 책정됐다.

중수청 청사에 엑스레이(X-ray) 화물검색기 7대를 들이는 방호장비 구축에는 7억1600만 원이 배정됐다. 초대 중수청장의 업무용 차량으로 추정되는 제네시스 G90 1대의 경우 1억320만 원에 4년간 빌리기로 했다. G90 임차 기간은 개청 전인 다음 달 21일부터 오는 2030년 9월 20일까지다.

주목할 점은 조달사업 9건 중 6건(정보통신기반, 음향·영상 장비, 행정전화 인프라, KICS 부대장비, 방호장비, 관용차)이 이달 12~21일 열흘간 집중적으로 발주됐다는 점이다. 6건의 합산 사업 금액은 132억9519만 원으로, 전체 조달액의 74.2%가 개청을 40~50일 앞두고 발주된 셈이다.

KICS 본사업은 개청준비단 출범 전인 지난 4월 21일 행정안전부 중수청설립지원단이 처음 공고해 두 차례 유찰 끝에 5월26일 전자시담(유찰 후 수의계약을 위한 전자 가격 협상)으로 계약 절차가 진행됐다. 중수청 대표 홈페이지 구축 사업과 KICS 구축 감리용역은 각각 지난 7월10일과 16일 입찰 공고됐다.

조달사업 대부분은 중수청 개청 후에 완비되게 된다. 입찰 공고에 따르면 KICS 본사업과 감리용역, 터치형 모니터, 행정전화, 정보통신기반, 음향·영상 장비 등 6건의 최종 납품·완료 기한은 모두 12월로 잡혔다. 6건의 합산 사업비는 169억8199만 원으로, 전체 조달액의 94.8%를 차지한다.

KICS 부대장비(터치형 모니터)의 납품 기한은 12월18일, 나머지 5건은 12월31일로 설정됐다. 방호장비도 다음 달 3일 입찰을 마감한 뒤 계약일로부터 60일 안에 납품하게 돼 있어 최종 설치 시점은 개청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대표 홈페이지 역시 계약일로부터 150일 안에 구축을 마치도록 했다.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이 통신·방호 등 필수 업무 기반을 갖추지 못한 채 최소 인력과 기능만으로 운영을 시작하는 '개문발차'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행안부도 청사와 KICS를 단계적으로 구축·개통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별도로 추진할 자체 KICS 신규 구축에는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행안부는 중수청 개청을 연기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수청 개청 준비 상황을 묻는 질의에 "지금 다시 중수청 시행을 연기하면 오히려 사법 체계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런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민재 행안부 차관도 지난 4일 중수청 개청 진행상황 브리핑에서 "중수청 개청일에는 사건관리 중심의 필수 기능을 우선 개통할 것"이라며 "나머지 사건처리 기능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행안부는 전날 초대 중수청장 제청 대상자에 대한 국민 천거를 마감했다.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는 다음달 초 심사를 진행해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선정하고, 행안부 장관은 이 가운데 1명을 제청한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