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공수처 시행착오 중수청서 반복해선 안돼…입법 보완 필요"
"고급 승용차도 바퀴 없으면 못굴러가…공수처법에 바퀴 네 개 없다"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21일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전에 신설한 제도의 결함부터 고쳐야 한다"며 "공수처의 시행착오를 중수청에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통해 "아무리 훌륭한 고급 승용차라 해도 바퀴 네 개가 없으면 굴러갈 수 없다. 지금 공수처법에는 바로 그 바퀴 네 개가 없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오 처장은 △뇌물 사건에서 자금출처를 추적할 수 있는 근거의 입법적 보완 △수사대상 조항의 보완 △인력 충원 △검찰 견제 장치 및 검찰의 공수처 수사협조 요청 조항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지나치게 협소한 관련범죄 조항으로 인해 뇌물공여자의 자금출처를 제대로 수사할 수 없고, 그 결과 뇌물수수죄에 대한 정상적인 수사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공수처법상 가장 이례적인 조항인 관련범죄 조항을 특검법상의 관련범죄 조항과 같이 개정하는 입법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중수청, 경찰 등 행안부로 집중된 수사 권한을 독립기관인 공수처가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수청 소속 4급 이상 공무원과 경찰청 총경의 범죄를 수사·기소 대상에 포함시켜 수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이어 "새로 신설된 법왜곡죄는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불명확하고, 정치자금수수죄는 수사 대상이면서도, 정작 그 돈을 건넨 정치자금 공여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수처의 검사는 23명이고 임기는 3년으로 제한되며, 수사관의 경우 40명으로 임기는 6년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인력은 20명이다.
오 처장은 "이 모든 숫자가 법으로 못 박혀 있다"며 "수사기관의 장이 수사보다 사람을 뽑고, 보내고 다시 받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구조라면, 그 구조부터 고쳐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수처가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을 때, 검찰이 상당한 기간 내에 처리를 하지 않거나, 관점을 달리해 실체관계를 오해한 채 다른 결정을 내린다 해도, 이를 제어할 방법이 지금의 공수처법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입장에서는 재정신청 제도와 같이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공수처의 수사가 미비할 때 어떤 프로세스로 검찰과 협업을 하는지에 관한 조항도 부재하다"고 짚었다.
끝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건 "3기 공수처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숙제"라며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가 될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에 국회가 답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