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피고인' 된 조성현·홍장원…'계엄=내란' 인식 여부 관건
'내부 고발자' 2명 기소…내란특검 불입건 판단 뒤집어
尹 '내란 우두머리' 2심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
-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재판에 넘겼다.
비상계엄 당시 상황을 증언한 내부 고발자들이 나란히 기소돼 '내란 혐의 피고인'이 되면서 향후 재판에서 두 사람의 위법성 인식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전날(19일)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종합특검은 조 대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최초 지시에 따른 것만으로도 내란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불법 계엄'임을 알면서도 국회에 병력을 출동시킨 사실을 문제 삼았다. 나아가 조 대령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이후 태도를 바꿨다고 봤다.
특검은 조 대령 휘하 장교들로부터 "총기와 공포탄은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투입하라. 임무는 국회 내부 인원을 끌어내는 것"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차장의 주요 혐의는 국군 방첩사령부, 경찰청과 컨택 포인트를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 파견 등을 지시한 점이다.
앞서 12·3 비상계엄 관계자들을 수사한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을 입건하지 않았다.
내란특검은 조 대령이 국회로 이동하던 예하 부대를 멈춰 세워 계엄 조기 종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봤다.
또한 조 대령이 국회 출동을 지시했다가 철회하기까지의 과정을 일련의 연속된 행위로 보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홍 전 차장도 공무원으로서 계엄 당시 매뉴얼을 소극적으로 수행했을 뿐, 사전에 계엄을 모의했다거나 사후에 적극 가담한 정황이 없다고 판단해 불입건 처분했다.
하지만 2차 종합특검의 시각은 달랐다. 종합특검은 이들이 비상계엄 초기 지시를 이행한 행위 자체만으로 내란 혐의가 성립했다고 판단했다.
사후에 지시를 거부하거나 내부 고발에 나선 점은 범죄의 성립 여부를 가릴 사안이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양형 사유로 다루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기소 결정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법률적으로 기소 자체는 가능하겠으나, 지시를 따르다 위법성을 깨닫고 거부하기로 한 이들을 기소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당시 상황에서 그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란 모의 등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실행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기여했는지, 불법성을 인식한 이후에도 계속 가담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처음에는 지휘 계통에 따라 움직였더라도 뒤늦게 불법성을 깨닫고 명령 거부와 진실 폭로에 나서는 것은 보통 사람이라면 하기 힘든 일"이라며 "이들마저 기소된다면 향후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위법한 명령을 거부하려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형법 제13조는 범죄의 성립 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이라는 요건을 요구하는 만큼, 향후 재판에서는 피고인들의 '고의성' 및 '위법성 인식' 여부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형법상 고의가 성립하려면 범죄 사실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필요하다. 즉 비상계엄 당시 병력·행정력 동원이 있었더라도, 피고인들이 이를 적법한 조치로 오인했다면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범죄 결과를 적극적으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발생 가능성을 용인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란 사건의 특성상 피고인이 위법한 정황을 일부라도 인식했다면 고의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종합특검은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이 초기부터 계엄의 위법성을 인지했음을 증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사당 병력 투입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 등 이례적인 지시에도 사유를 묻지 않은 점 등 간접 사실을 통해 고의성을 입증한다는 논리다.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도 변수가 생겼다. 두 사람은 윤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 출석해 증언했다.
비상계엄 관련 주요 사실관계는 1심에서 대부분 규명돼 공소 유지 자체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2심에서는 '공동 피고인' 관련 법리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제3자인 단순 증인과 달리, 공범 관계에 놓일 수 있는 이들의 진술 신빙성은 더 엄격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2심에서 이를 근거로 1심 증언의 신빙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이 향후 재판에서 방어권 행사를 위해 소극적으로 증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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