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곗돈 돌려막기'로 2억 원 가로챈 계주, 징역 2년 6개월 선고

법원 "다수 피해 내고 책임 회피 위해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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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계원들에게 줄 곗돈이 부족해지자 새 계에서 걷은 돈으로 기존 곗돈을 메우는 '돌려막기'를 이어가며 2억 원대 사기를 벌인 계주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천수 판사는 최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73)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계원들에게 곗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처럼 속여 돈을 받거나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돈을 빌리는 등의 수법으로 총 2억289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2024년 9월부터 계원들이 매달 100만 원씩 내는 계를 운영했다. 목돈인 곗돈을 먼저 받아 간 계원은 이후 매달 이자 20만 원을 더해 120만 원씩 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당시 A 씨는 이미 기존 곗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새로 걷은 돈으로 이전 곗돈을 메우는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피해자 6명에게서 매달 계에 내는 돈 명목으로 총 701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또 "아들이 집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 3000만 원을 빌려주면 1년 정도 쓰고 월 15만 원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이는 등 기존 계원 3명에게서 총 95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또 곗돈을 타기로 한 계원들에게 오히려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해 피해자 3명에게서 총 638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측은 계가 시작되거나 돈을 빌릴 당시 편취할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범행 전부터 새 계에서 받은 돈으로 이전 곗돈을 지급하는 식으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고, 피해자들에게 곗돈을 지급하거나 빌린 돈을 갚을 개인 재산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가 곗돈 지급이나 변제가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돈을 받은 만큼 사기 범행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피해 금액이 합계 2억2890만 원에 이르는 점, 순간을 모면하려 지속된 돌려막기 계 운영으로 다수의 피해자에게 피해를 주고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도주·잠적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넘어서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선고 당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