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직원 "원희룡 '수사 받는다'며 양평고속도 원안 채택 지시" 진술
"장관이 원안으로 가자고 말씀"…논란 의식 정황
백지화 선언 후 내부선 "V가 결정한 일" 소문 돌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내부 직원들에게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원안 채택을 지시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10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를 받는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직원 A 씨에 대한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A 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
A 씨는 "(원희룡) 장관이 변경안으로 가면 수사를 받는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전 장관이 "변경안으로 가긴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언론에서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원안 채택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이다. 원 전 장관은 국토부가 종점 변경을 검토한 것이 알려지자 2023년 7월 사업을 백지화했다.
A 씨는 백지화 선언 전 원 전 장관이 '원안대로 하라'라고 한 지시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묻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질문에 "처음으로 노선 관련해 보고를 들어갔었는데, 변경안 즉 강상면 종점안에 대해서는 '이리로 가기 힘들다. 원안으로 가자'고 말씀하시면서 원점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말씀하셨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지시가 나온 배경에 대해서는 "당시엔 논란이 많이 생길 것 같으니까 변경안으로 가는 게 힘들지 않겠냐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것 같다"고 했다.
당시 국토부와 대통령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A 씨는 2023년 7월 3일 국토부 직원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원안으로 가자고 장관이 얘기하는 거고, 용산(대통령실)은 그렇게 하면 더 오해받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런 얘기들을 하면서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화가 오가고 사흘 뒤 원 전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A 씨는 이후 국토부 내부에서 백지화 결정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의중이었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했다.
특검팀이 제시한 통화 내역에는 다른 직원이 A 씨에게 "내가 볼 때 이거 V(대통령)가 정한 거잖아 백지화. 그것도 모르고 있었단 말이야? 장관님이 일정하다가 누구한테 전화 받았겠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A 씨는 당시 원 전 장관이 혼자 결정하기는 어려운 사항이라는 분위기가 있긴 했다고 부연했다.
김건희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지난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된 과정에 원 전 장관이 개입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아울러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관련 원 전 장관의 개입 여부와 함께 도로정책심의위원회 등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중단한 경위도 확인하고 있다.
한편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종점 변경을 지시한 '윗선'으로 지목된 원 전 장관의 혐의를 규명하지 못한 채로 수사 기간을 마쳤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