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가명처리, 개인정보 침해 아냐"…SKT 5년 만에 최종 승소
1·2심 가입자 승소…대법 파기환송 최종 패소 확정
"가명처리는 개인정보 식별 위험성 낮추는 것"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SK텔레콤(017670)(SKT) 가입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가명처리'하지 말아 달라며 SKT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SKT가 최종 승소했다. 소송 제기 이후 5년여 만이다.
가명처리란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대체해 추가 정보 없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비식별화하는 조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SKT 가입자 A 씨가 SKT를 상대로 제기한 처리정지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한 원심을 지난 6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법 위반 등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본안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2020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등 개인정보 처리자들은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해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 목적으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법 개정 이후 참여연대·민변 등 시민단체는 가입자 개인정보 가명처리를 중단하라고 SKT에 요구했다. 통신사가 가명처리를 내세워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T가 요구를 거절하자 A 씨 등 SKT 가입자 5명은 2021년 2월 "개인정보를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가명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은 SKT 이용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가명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제한한다"며 "(당사자가 요구할 때는) 개인정보 가명처리를 정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대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가명처리는 처리 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하급심 판단을 뒤집고 SKT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가명처리는 개인정보에 대한 식별 위험성을 낮추는 방법이므로 정보주체에 대한 권리 또는 사생활 침해의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규정한 여러 유형의 개인정보 처리와는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데이터 관련 신산업 육성이 범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명정보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가명처리는 처리정지 요구의 대상으로 정한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한 취지에 따라 지난 2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원고들 4명은 파기환송심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A 씨는 이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본격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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