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장 "'누더기 걸레' 형소법 통과…대검, 권한쟁의 청구해야"

"위헌적 제도 만든 입법자들이 책임 져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위헌소지가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대검찰청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야 한다는 검찰 내부 목소리가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전날(3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드디어, 지옥문이 열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누더기 걸레 같은 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수사와 조사 관련 모든 규정에서 '검사'를 모두 삭제하다 보니 검사가 사건관계인들을 대상으로 사실확인 등을 하는 절차에서 조사 과정 각종 준수사항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각종 헌법상 사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분명한 위헌"이라고 했다.

또 고소·고발인, 피해자 등의 이의신청 기한을 3개월 이내로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사법경찰관 소속 관서장 재량으로 기한을 임의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에 대해 "이의신청 대상이 되는 수사 권한을 행사한 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범죄자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피해자는 복잡한 사건처리 절차로 인해 법률 비용이 증가하고 검찰, 경찰, 중수청의 3단 무한루프에 빠진 '사건 핑퐁', '처리 지연'으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전 국무총리, 정성호 법무부 장관, 국회의원들을 언급하며 "법률적, 정치적, 윤리적, 도덕적 모든 책임은 오로지 수사·기소 분리라는 허황된 구호와 위헌적 제도를 창출해 낸 입법자들과 그 입법 과정에 관여하고 방기한 사람들이 져야 한다"고 했다.

또 박 연구위원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라고 대검에 요청했다.

그는 "제정 공소청법과 개정 형사소송법은 1948년 제헌 이래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검사 제도 자체를 폐지하고 헌법상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침해하며 소추권을 형해화하는 것으로서 명백히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검이라도 나서서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해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가처분을 청구하길 요청한다"며 "위헌성을 시정하는 것은 검사로서 책무를 적절히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했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