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투표수 큰 오류 없으면 가감"…조작 지침 정황

시흥시에서 '3600명' 투표자 수 오입력 사실 확인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2026.7.20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6·3 지방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하면 다음 보고 시 가감해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린 정황이 확인됐다. 경기 시흥시에서 지방선거 당일 3600여 명의 투표자 수 오입력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는 중앙선관위가 지방선거 당일 오전에 시도위원회에 이러한 취지의 투표자 수 입력 및 수정 관련 전달 사항을 발송한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선관위는 해당 메일을 통해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수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하게 수정이 필요하면 중앙선관위 선거관리과 담당자에게 보고한 뒤 승인받아 수정을 허가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기존 투표자 수 보고 자료에 큰 오류가 없다면 다음 시각 투표자 수를 보고할 시 투표자 수를 가감해 보고할 수 있다고도 안내했다.

투표자 수 등 선거 관리시스템 입력 내용 수정 권한을 가진 시도선관위에 '작은 오류는 다른 시간대 보고에 반영해 자체적으로 조정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린 셈이다.

이는 중앙선관위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지침 내용과 배치된다.

선관위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배포한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에서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은 공개되므로 전담 직원이 철저히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입력 내용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시도 위원회는 수정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수정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합수본은 이런 지침의 작성·전달 과정에 선관위 '윗선'이 관여했거나 이를 보고받았는지, 이전 선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투표자 수 오류를 조작·은폐해 왔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3 지방선거 경기도 31개 시군 시간대별 선거일 투표자수 증가율 그래프를 들고 선관위 투표율 조작 지역 추가 확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8.4 ⓒ 뉴스1 유승관 기자

6·3 지방선거 당일 경기 시흥시에서 1시간 만에 3600여 명의 투표자 수가 오입력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의 누적 투표자 수는 오전 9시 2만 2914명에서 오전 10시 4만 2482명으로 늘어났다. 1시간 만에 투표자 수가 1만 9568명 늘어난 셈이다.

중앙선관위는 오전 9시 투표자 수 보고 당시 시흥시 정왕본동과 연선동, 능곡동에서 투표자 수 등록 버튼을 누르지 않았고, 시흥시 선관위에서 이 사실을 간과한 채 구·시·군 자료를 보고 버튼을 눌러 3612명이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누락을 확인한 시흥시 선관위는 경기도선관위에 수정 문의를 했으며, 경기도선관위는 다음 보고 시각인 오전 10시에 누락된 투표자 수를 포함해 보고하라고 안내했다.

중앙선관위는 시흥시 선관위가 10시 보고 시 누락된 수치를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누락된 3개 동의 투표자 수를 반영한 결과, 시흥시의 누적 투표자 수는 오전 9시 2만 6526명에서 오전 10시 3만 8870명으로 1만 2344명(2.79%) 증가했다. 이는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시흥시 투표자 수 증가율과 1.63%포인트(p) 차이 난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경기도 단 한 곳을 분석했는데도 투표율 조작으로 밝혀졌다"며 "비슷한 패턴이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