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시간 넘게 투표자 수 '0명'…전국 51곳서 '허위 입력' 정황
전국 곳곳 13개 시도서 투표자 수 장시간 '요지부동'
경기 뿐만 아니라 전국서 포착, 수사 범위 확대 전망
- 장시온 기자,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최동현 기자 =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3시간 이상 누적 투표자 수가 1명도 늘지 않은 투표구가 전국적으로 51곳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투표자 수 허위입력 의심 정황이 전국적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일 뉴스1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받은 '제9회 지방선거 동별·투표구별 시간대별 투표자 수'에 따르면, 전체 개별 투표구 1만 4288곳 가운데 51곳에서 누적 투표자 수가 3시간 이상 그대로였다.
선거인 수가 적은 지역이나 통상적인 투표자 감소 시간대, 일시적인 집계 지연 등을 제외하기 위해 1~2시간 동안 투표자 수가 증가하지 않은 곳을 제외했는데도 50곳 이상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관내 모든 투표소에서 누적 투표자 수가 동시에 멈춰 섰다.
전남 광양시 광영동에서는 관내 3개 투표소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려 6시간 동안 누적 투표자 수가 요지부동이었다.
광영동의 제1~3 투표소 전체 누적 투표자 수는 오전 9시 1052명에서 오전 10시 1833명으로 1시간 만에 781명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1833명을 유지했다.
제1투표소는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에 628명으로 270명 늘어난 뒤 6시간 동안 멈췄다. 제2투표소는 같은 시간 199명이 늘어 470명이 된 뒤, 제3투표소는 312명이 늘어 735명이 된 뒤 오후 4시까지 변동이 없었다.
오후 5시가 되자 각 투표소의 투표자 수는 동시에 다시 증가했다. 동일 지역의 투표소 3곳에서 투표자 수 증가가 멈춘 시간과 끝난 시간이 정확히 일치해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원 인제군 서화면에서도 관내 제1~3투표소의 누적 투표자 수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동시에 멈췄다.
오후 2시가 되자 제1투표소는 1시간 만에 216명, 제2투표소는 91명, 제3투표소는 59명이 각각 동시에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같은 추세는 선거인 수가 적은 도서 지역과 많게는 수천 명에 달하는 도심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역삼2동 제5투표소의 경우 누적 투표자 수가 오전 10시 968명에서 오전 11시 1580명으로 612명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오후 5시까지 6시간 동안 그대로 유지됐다.
이후 마지막 집계 시간인 오후 6시에만 267명 늘어 1847명으로 최종집계됐다.
이처럼 3시간 이상 누적 투표자 수가 1명도 증가하지 않은 투표구는 전남이 17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0곳, 인천 6곳, 강원·전북 각 3곳, 서울·광주·충남·충북 각 2곳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북·경남·제주에서도 각각 1곳씩 확인됐다.
투표자 수가 변동이 없던 시간별로 보면 3시간이 22곳, 4시간이 12곳, 5시간이 8곳, 6시간이 7곳이었으며, 8시간과 10시간 동안 누적치가 같았던 곳도 각각 1곳씩 확인됐다.
투표자 수 오입력을 숨기기 위해 다른 시간대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기존에 알려진 경기·충청 지역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드러난 것이다.
주진우 의원은 "6·3 지방선거에서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투표자 수를 사후에 수정한 것은 선관위의 조직적 범죄임이 드러난 것"이라며 "특검이 발족되는 즉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즉시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는 경기 지역 2곳과 충청 지역 1곳 등 총 3곳에서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합수본은 그 외 지역들에서도 투표율 허위 입력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투표소는 수백 명으로 기록돼야 할 투표자 수가 수천 명으로 잘못 입력됐음에도, 실무진이 상부 보고·결재 절차 없이 초과분을 다른 지역 투표소로 나눠 입력해 오류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지난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 부실 등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며 향후 진상규명의 중심은 합수본 수사에서 특검으로 옮겨갈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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