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멈춰야"…前 검찰개혁 자문위원장, 형소법 개정안 작심 비판
"형소법은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설계도…겁도 안 나느냐"
"베타버전 출시하는 프로그램 아냐…시행되면 실험 대상은 국민"
-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송송이 기자 =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겨냥해 "겁도 안 나느냐"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박 교수는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형사소송법은) 조문 한두 개가 수사와 재판의 흐름을 바꾸고,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권한을 바꾼다"며 "그런데 지금은 수십 개의 조문을 하루 이틀 만에 손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개정이라면 학자와 실무가 수십 명이 몇 년 동안 연구하고 토론해도 결론을 내기 쉽지 않다"며 "그렇게 다듬은 초안을 정부가 충분히 검토하고, 다시 국회가 심사하면서 몇 글자 손질하는 정도가 정상적인 입법 과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는 초안 작성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국회에서 속전속결로 끝내려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검찰개혁의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는 일각의 주장엔 "일리는 있다"면서도 "그래서 검찰개혁은 처음부터 목표를 선명하고 단순하게 잡았어야 했다. 최소한의 조문 개정으로 개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일단 만들어 보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고치자'는 접근 방식과 관련해 "형소법은 베타버전으로 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한 번 시행되면 그 실험 대상은 국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개정해 혼란이 속출하면 머지않아 다시 형소법을 고치자는 말이 나올 것"이라며 "법은 다시 고치면 되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국민의 시간과 권리는 다시 돌려받을 수 없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렇게 가면 파국"이라며 "지금이라도 이 분노의 질주를 멈춰야 한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개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10월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됐으나 검사의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며 지난 3월 9일 자진 사퇴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예고했다.
mark83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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