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이종섭 호주 도피 혐의' 윤석열 징역 5년 구형
조태용 전 국정원장·장호진 전 안보실장·박성재 전 법무장관 등에 실형 구형
특검 "국가권력 핵심기관, 한 사람 형사사법 절차 밖으로 보내고자 동원"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이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킨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검팀은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당시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또한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는 징역 3년을, 심우정 전 검찰총장(당시 법무부 차관)에 대해선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는 사적인 목적과 당시 총선을 앞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 전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켰다"며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단순히 방해한 데 그치지 않고, 그 작용 자체를 무력화해 국가의 범죄 수사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들 간 명시적 회합이나 모의 없이 진행됐다"며 "윤 전 대통령의 격노와 질책을 함께 겪었거나 그 내용을 전해 들은 관련자들은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형사책임이 최종적으로 어디를 향할지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특검팀은 "'침묵의 카르텔'은 이 사건의 부수적 정황이 아니라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외교부와 법무부라는 국가권력의 핵심기관들이 어떤 방식으로 한 사람을 형사사법 절차 밖으로 내보내는 데 동원됐는지를 설명해 주는 중요한 열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범행이 명시적 지시나 문서가 아니라 관련자들의 침묵을 통해 실현됐다는 사정은 범행의 죄책을 가볍게 하는 사유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고위 공직자들의 위계와 상호 신뢰를 이용해 형사사법 절차를 무력화했다는 점에서 죄질을 더욱 무겁게 하는 사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9월쯤부터 법무부·외교부·국가안보실·대통령실 인사들과 공모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로 입건된 이 전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키기 위해 대사 임명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장관과 심 전 차관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실장과 장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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