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래커칠' 동덕여대생들, 첫 재판서 "의사표명 위한 정당행위" 주장
업무방해·공동퇴거불응 등 대부분 공소사실 전면 부인
래커칠 사실은 인정…"원상회복 가능해 건물 효용 안 해쳐"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와 래커칠 시위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덕여대 학생들이 첫 재판에서 래커칠 행위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재물손괴가 아닌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22일 오전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공동감금, 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동덕여대 학생 11명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학생들은 2024년 11월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본관과 100주년기념관을 장기간 점거해 학사 업무를 방해하고, 퇴거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일부 피고인에게는 교직원 감금과 래커칠에 따른 재물손괴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피고인들은 대부분 업무방해와 공동퇴거불응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총학생회장이었던 최 모 씨 측은 "학생들과 학교의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했을 뿐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며 "퇴거 요청 당시 해당 장소에 있지 않았고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학생들에게 퇴거를 요구하기 위해 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퇴거시킬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다른 피고인들도 "건물 점거를 주도하거나 출입을 통제한 적이 없다", "퇴거 요청을 직접 받은 사실이 없다", "청소나 물품 관리를 위해 잠시 들렀을 뿐", "공소장에 공모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일부는 "인터넷 게시글을 보고 개인적으로 시위에 참여했을 뿐 특정 단체에서 역할을 맡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래커칠 혐의를 받는 일부 피고인들은 래커칠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건물의 효용을 해치지 않아 재물손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문 앞 도로와 본관·100주년기념관 등에 래커칠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은 "원상회복이 가능하고 건물의 본래 효용을 해하지 않아 재물손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설령 손괴에 해당하더라도 의사 표명에 따른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했다.
한편 학교 측은 2024년 11월 29일 점거 시위로 인한 건물 훼손이 심각하다며 학생들을 경찰에 신고했고, 피해액은 약 46억 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지난해 5월 14일에는 학생들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이번 시위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고 고발 등도 유효해 계속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지난해 6월 24일 학생 등 22명을 업무방해, 퇴거불응, 재물손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11명을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공동감금, 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 3월 25일 불구속 기소했다. 나머지 11명 중 10명은 범행 가담 정도와 학교 측의 처벌불원 의사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고, 1명은 혐의없음 처분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 16일 오후 4시에 열린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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