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尹은 두목…관저 이전, 경부고속도로 이후 최고 결단"

종합특검, '메모' 확보…감사원 압색 뒤 감사관 접촉 시도 정황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0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대통령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의혹으로 구속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목'으로 지칭하고 관저 이전을 '경부고속도로 이후 최고의 결단'이라고 평가한 메모를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확보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유 위원의 휴대전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이런 내용의 메모가 작성된 사실을 확인하고, 감사원의 부실 감사 '뒷배'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 위원의 메모에는 윤 전 대통령을 '두목'이라고 표현하고, 관저 이전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치적 반대파들을 청산해야 한다'는 취지의 원색적 비판, 감사원 내 자신의 계파로 알려진 '타이거파'를 언급한 메모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특검은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실세로 불리던 유병호 위원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대해 편파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감사원 감사를 부당하게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감사원장조차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을 상왕이라고 표현했다'는 취지의 감사원 내부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종합특검은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이 공직기강비서관실을 통해 관저 공사를 맡은 업체인 '21그램'에 대한 대면조사를 서면조사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유 위원에게 관련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이 회사 대표는 김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그램은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를 따내 시공했다.

감사원은 이후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뒤늦게 대면조사를 실시했는데, 특검팀은 당시 조사 내용이 담긴 녹취를 확보해 21그램 대표의 진술이 실제와 다르게 보고서에 기록되는 등 진술 변경이 이뤄진 정황도 확인했다.

또 특검팀은 종합건설업체인 원담종합건설이 21그램과 계약을 맺은 시점에는 이미 관저 공사가 실질적으로 종료된 이후였지만,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계약 일자를 앞당겨 허위 계약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유 위원이 압수수색 등 감사원에 대한 특검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에도 비서관을 통해 감사관들에게 접촉한 사실도 확인, 이를 증거인멸 우려의 근거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 위원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종합특검은 유 위원의 부실 감사 배경에는 대통령실 고위급, 궁극적으로는 김건희 여사의 청탁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윗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합특검은 22일 김 여사를 소환해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디올 의류 등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150장 넘는 질문지를 준비하며 빈틈없는 조사를 벼르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관저 이전 당시 대통령경호처가 쪼개기 계약 방식으로 21그램의 공사비 일부를 보전하려 한 정황도 포착하고,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추가 입건해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