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총수 지정 '효력 정지'…고법 판결 후 30일까지(종합)
자료제출요구 효력도 정지…"공공복리에 반하지 않아"
쿠팡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공정위 "법 집행 치명적 혼란"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쿠팡 창업주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의 효력이 당분간 멈추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쿠팡의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고 고법 선고 후 30일까지만 효력을 정지시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권순형)는 이날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관련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김 의장에게 내린 '자료제출 요구'의 효력도 정지시켰다.
종기(집행정지 효력이 끝나는 날)는 '이 법원(고법) 본안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로 정했다.
즉 공정위 처분 자체의 적법성을 다투는 본안에 대한 고법 선고가 나온 뒤 공정위나 쿠팡이 이에 불복해 상급심 판단을 다시 구하더라도, 별도의 집행정지 결정이 없다면 선고일로부터 30일이 지난 후 효력이 부활한다.
다만 이날 기준으로 본안판결을 위한 향후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재판부는 효력정지 사유에 대해 "(동일인 변경 지정이 유지될 경우) 신청인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된다"며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료제출 요구' 효력 정지와 관련해서도 "처분성 있고, 이유 있음"이라며 "동일인 변경 지정과 같다"고 설명했다.
법원 결정으로 지난 5월 쿠팡의 총수를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바꾼 공정위 처분은 당분간 효력을 잃게 됐다. 다만 이는 변경 지정 자체에 대한 적법성 판단은 아니다.
앞서 쿠팡은 지난 5월 8일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한 공정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서울고법에 제기했다.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은 서울고법이 전담한다.
이때 쿠팡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해당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 친척과 3촌 이내 인척의 국내외 계열사 주식 소유 현황을 매년 공정위에 보고하고 외부에 공시할 의무 등이 생긴다.
이 같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 될 수 있다.
이후 서울고법 행정7부는 같은 달 14일 공정위 처분 효력을 직권으로 정지 결정했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예방을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 법원은 당사자 신청이나 직권으로 처분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결정의 기한은 15일까지였다. 이날(14일) 법원 효력정지 결정은 해당 기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앞서 쿠팡과 공정위는 지난달 16일 열린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에서 공정위 처분의 정당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쿠팡 측은 "처분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2개 계열사가 동시에 고발당할 위험에 노출되고 미공개 정보가 공개된다"며 "시장 신뢰가 훼손된다면 본안에서 승소해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은 미국 상장회사로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을 따라야 하는데, (동일인 지정으로) 공시가 요구되면 SEC 범위를 넘어선 정보가 공개되고 투자자에게 알려진 정보는 회복할 수 없다"며 "(미국에서) 투자자 집단소송의 가능성도 현실화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공정위 처분이 이뤄진 5월 1일 기준으로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반면 공정위는 "올해 현장점검을 했을 때 이전과 다른 사정이 확인됐다"며 "동일인 변경 사유가 확인돼 김범석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쿠팡)가 비공개 정보 공개에 따른 손해를 주장하지만 공시에 따른 정보공개는 손해라고 볼 수 없으며, 미국에서의 집단소송은 아주 막연한 것"이라며 "처분 효력이 정지되면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 지정 부분에서 공백이 발생해 법 집행 과정에서 치명적인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유석 부사장이 화상 회의를 총 894회 주재했고 사업 집행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지위였다는 점을 들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쿠팡 측 주장을 반박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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